악플 / 석정희

2009.06.28 11:52

석정희 조회 수:821 추천:244

악플 / 석정희

                                                                
  
컴맹의 산을 정복하고 정상에 서서 넓게 펼쳐진 시야를 응시한다. 온갖 신비스러운 장바구니가 널려 있고, 상상을 초월하는 세계가 열려 황홀한 자료들에 매혹되지 않을 수 없다. 힘들게 정복한 컴맹의 절벽에 올라, 나는 드디어 인터넷 세상에 첫발을 내딛게 된 것이다. 가슴속에 환이와 희열이 벅차오른다.

작품 세계를 넓고 광활한 대지에 심으려고 내 미숙한 작품을 보자기에 싸 인터넷 세상으로 길을 재촉해 갔다. 많은 사람이 공감을 해주고 격려와 아울러 찬사의 댓글을 올려주었다. 글들을 보는 순간 역시 멋진 세상을 접수하고 나래를 펼칠 절호의 기회다 싶어 더 매진하여 좋은 글을 실어 나르기로 마음의 빗장을 굳게 채워 나갔다.

그러나 어느 날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 생겼다. 악플이 댓글로 매달려 있었기 때문이다. 아니 이럴 수 가. 얼토당토않는 댓글이 나를 당황하게 해 가슴속에서 끓어 오르는 분노의 화산이 터질 것 같았다. 한순간에 쏟아 내리는 절망감이 글에 대한 열정을 싹 가시게하였다. 악플, 이대로 좋은가?  
  
과학이 발달하고 인터넷 시대가 다가와 내 세대에서도 편리함을 누릴 수 있다는 사실에 나는 고마움과 감사를 느낀다. 이 모든 현실이 얼마나 편리한 세상을 제공해 주는지 모른다.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한눈에 보게 되고 각 분야 별로 모든 정보를 서로 유통할 수 있는  신속 정확한 시대가 도래한 기쁨을 다 맛보기도 전에 인터넷 시대가 좋은 것만은 아니다 싶은 쓸쓸함이 함께 찾아오고 말았다.
  
자기 의견을 말하고 발표하는 것을 실명으로 하지 않고 자신을 감추고 남을 비방하며 욕하고 중상모략하고 하는 데에는 누구나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이것을 인터넷 용어로 '악플' 이라고 한다. 인터넷 시대 이전에는 사회적인 문제도 지역적이고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는데 인터넷이 활성화 되다보니 별의별 안 좋은 일도 많이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악플을 좋아하는 타락한 속성을 가진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있기 마련이다. 온갖 욕설과 악한 말로 한 개인을 몰아세우면 그들의 주장이 진짜처럼 회자되어 선량한 사람이 곤욕을 치르게 되는 것이다.  

악플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정신 의학적으로 자신 안에 있는 열등감을 악플로 표출하여 대리 만족을 하는 모양이다. 많은 연예인들이 자살을 하고 문학의 솔밭에 송충이처럼 징그럽게 매달린 악플은 보는 이에 눈을 슬프게 한다. 이럴 때, 공허함과 애석함을 달랠 길이 없음은 누구나 한번쯤 당해본 일이다

하기야 스트레스가 만연한 세상에 살고 있는 인간들 틈사이로 알곡과 죽정이가 있을 것이고 밭에 곡식과 잡초가 공존하는 원리를 본다면 그다지 목 놓아 슬퍼하지 안아도 될 일이다.
  
인간이 살아가는 세상에는 어느 구석에 자리 잡고 있든, 쓰레기통이 있다는 것 잊지 말고 악플은 쓰레기통 속으로 치워내는 슬기로, 우울하거나 자포자기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칠전팔기의 용장이 되어 악플을 뛰어 넘는 해안을 가지고 인터넷 세상을 호령해 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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