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던 걸음으로 오늘을 / 석정희
2010.04.02 06:23
오던 걸음으로 오늘을 / 석정희
"산은 오를수록 높아지고 물은 건널수록 깊어진다"
우리는 등반을 위해 만난 것도
피안을 향하기 위해 만난것도 아닌
배필로 만나 삼십여년
이인삼각이 되어 살았다
산에는 바람만 있는게 아니었고
바다에는 파도만 있는 것 아닌
사태와 물살을 견디며
동행이 되어 걸었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밀고 당기며
추위에는 보듬고 더위에는 그늘되어
봄에 피는 꽃 가을에 거두는 열매
그리며 꿈을 키웠다
한고비 넘으면 또 다가서는 앞산
겨우 급물살 건너면 소용돌이 치던 여울
움켜잡은 손 놓지지 않으려 버둥치며
오르고 건넜다
높은 산에도 잔잔하던 호수
깊은 물에도 고요하던 강물
우리에게 평온을 주어
평안했고
또 넘어야 할 고비에 지치고
건너야 할 강앞에 멀미하며
서로의 눈치를 마음의 고통으로
앓기는 얼마였던가
아픔이 되고 슬픔이 되어
가슴 감싸려 놓아버리려던
움켜쥔 손목에 힘 풀려갈 때
고뇌는 몇번이었던가
그러나 지금 앞산에 해 기울어
머언바다에 석양빛 잠긴
황혼길 가는 발걸음
오던 걸음으로 오늘을 간다.
"산은 오를수록 높아지고 물은 건널수록 깊어진다"
우리는 등반을 위해 만난 것도
피안을 향하기 위해 만난것도 아닌
배필로 만나 삼십여년
이인삼각이 되어 살았다
산에는 바람만 있는게 아니었고
바다에는 파도만 있는 것 아닌
사태와 물살을 견디며
동행이 되어 걸었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밀고 당기며
추위에는 보듬고 더위에는 그늘되어
봄에 피는 꽃 가을에 거두는 열매
그리며 꿈을 키웠다
한고비 넘으면 또 다가서는 앞산
겨우 급물살 건너면 소용돌이 치던 여울
움켜잡은 손 놓지지 않으려 버둥치며
오르고 건넜다
높은 산에도 잔잔하던 호수
깊은 물에도 고요하던 강물
우리에게 평온을 주어
평안했고
또 넘어야 할 고비에 지치고
건너야 할 강앞에 멀미하며
서로의 눈치를 마음의 고통으로
앓기는 얼마였던가
아픔이 되고 슬픔이 되어
가슴 감싸려 놓아버리려던
움켜쥔 손목에 힘 풀려갈 때
고뇌는 몇번이었던가
그러나 지금 앞산에 해 기울어
머언바다에 석양빛 잠긴
황혼길 가는 발걸음
오던 걸음으로 오늘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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