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바람과 별에게 / 석정희

2006.07.31 13:47

석정희 조회 수:761 추천:219

하늘과 바람과 별에게 / 석정희
               -시인 윤동주를 기리며-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 하고

"파란 녹이 낀 구리거울 속에"
       남아있는 얼굴을
       욕되게 드려다 본 당신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 발바닥으로"
       닦아내시며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 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하고 십자가를 바라 보셨습니다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여
       변명도 해명도 없이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
       되돌아 보신 모습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한다"
       되뇌이시며 부끄러운 고백이라
       쓰신 당신

       하늘이 되어
       바람이되어
       별이 되어

       감싸고 이끌며
       어두은 밤의 별로 떠서
       지금도 우리 가슴 속에 살아 계십니다

(주) 각 연의 큰따옴표 " " 로 묶은 시구는
     윤동주 시인의 시 [서시], [참회록],[십자가] 에서 인용한 것임

회원:
2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0
어제:
0
전체:
142,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