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단의 열매/ 석정희
2012.12.21 14:06
금단의 열매 / 석정희
가지 끝에 남겨진 금단의 열매
한 알의 붉은 사과를 바라보며
나는 오늘도 욕망의 꿈을 접습니다
언제나 심한 갈증을 느끼는 육신
일찍이 작은 동굴 하나 가슴에 뚫려있고
그곳으로 말할 수 없는 공허함이
바람 처럼 드나들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도 모르게
그 사과를
내 가슴 속으로 옮겨 왔습니다
아니 이럴수가
나는 깜짝 놀랬습니다
내 가슴 속에 뚫린 그 구멍속에
금단의 열매가
들어가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열매는 너무도 상큼했습니다
그러자 온 몸에 더운 피가 돌고
차갑고 외로운 가슴 속에
말할 수 없는 열정과 희열의 물결이
파도처럼 밀려 왔습니다
드디어 강물이 터진 것입니다
나는 오늘도 그 금단의 열매를 바라보며
한 입 깨물면 쏱아져 내릴 상큼한 단물
그 황홀한 꿈을 꿉니다
그래서 한 알의 금단의 열매로
외로움의 병을 치유하는 죄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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