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길의 수레/ 석정희

2012.07.05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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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길의 수레 / 석정희
 
지금도 언덕길의 수레
그림만 보아도 가슴에 눈물 고인다
업고 이고 끌고 밀며
가난과 고난 싣고 숨차게 오르던
언덕길 개나리꽃 물들어 누렇던
얼굴에 땀방울 소금 되어도
혼신을 다해 밀어부치던
두 바퀴는 우리의 어버이였다
눈 쌓인 빙판이거나
질퍽이는 빗길에도
끌던 손등의 핏줄 동기의 밥줄되고
끌리던 치마 동인 허리의 끈은
우리들의 생명줄이 되었다
해 지면 달빛을 따라
큰비라도 내릴 듯 검은 하늘에
더러 몸살도 날만한 일과를
거르지도 않고 실어 나르던 소망
어두운 등불 밑에선 기도로 이어져
우리 지금 이렇게 기름진 식탁에
둘러 앉아 있는 것을......
숨 가삐 넘던 언덕길에
누가 빨아 먹고 버렸나
쥬스 담겼던 비닐봉지 하나
바람에 날리고 있다.
석양 ( 석정희 작사 김창재 작곡) Bar, 조덕희, Pf,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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