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선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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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잠꼬대

2016.11.23 13:10

채영선 조회 수:46

잠꼬대



           소담 채영선


저- 말야

앵두나무에 앵두 꽃 피고 앵두 맺히고

사과나무에 사과 꽃 피고 사과 열리듯

벚나무에 벚꽃 피고 벗님 열리면 안 될까

와글와글 매달려 있는 벚꽃

벗이 아니고 왜 버찌가 열리나


벚나무 소동이 일고 있다

꽃샘 추위 속에 벚꽃 길을 걸어간다

한바탕 비바람에 스러질 꽃바람

한쪽에선 죽겠다 하고

한쪽에선 같이 죽자고 하고

한쪽에선 죽이겠다고 하고


꽃나무는 눈치가 없나보다

주눅이 드는 척 해도 좋을 텐데

꽃바람 같은 건 슬렁슬렁 지나도 좋을 텐데

꽃을 보아도 꽃이 안 보이면

꽃보다 고운 사람이나 보면 좋을 텐데




시집, <미안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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