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선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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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묵상

2013.06.05 23:29

채영선 조회 수:392 추천:108

  봄날의 묵상

            
            


  당신의 이름으로

  일컬으며, 삼키며, 디디고 일어서며

  남은 해가 스러집니다

  남김없이 주라 하셨나요

  돌아보지 말라 하셨나요

  죽도록,

  죽도록 사랑하라 하셨나요
  
  걱정과 설렘이 차오르는 길목에

  여전히 당신은 기다리고 계시네요

  알 수 없는 슬픔과 눈물을 놓아두고

  따라 가겠습니다

  휘어져 버티고 계신 당신의 지렛대 위에

  모진 바램을 옮겨 놓겠습니다

  그래도 남아도는 뜬 구름은

  당신의 잣대로 잘라 버릴까요

  영- 짐작하기 어려운
,
  마음대로 흘러가는 세상놀이

  호각대신 호흡으로 휘파람 불어 주셨지요

  당신의 들숨과 날숨에 새 살이 돋고

  없는 날개 짓도 해 봅니다

  골목 어귀 반사경이 되어

  비틀거리는 이 세대를 비추어 주십시오

  허둥거리는 겨우살이에 초록을 더해 주십시오

  당신의 의로운 햇살로

  꽃샘의 계절을 넘기렵니다

  아지랑이 숨결로 기척도 없이

  당신은 오시겠지요, 이 목마른 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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