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선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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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영혼의 미로

2016.09.04 14:35

채영선 조회 수:214

 

영혼의 미로

 

                                                  채영선 

눈 딱 감고 딩동-

 

겉옷 벗은 영혼 살짝 건드리면

맑은 영혼에서는 햇빛소리

아픈 영혼에서는 달빛소리

고독한 영혼에서는 장마 빗소리 들린다

 

멀고도 깊은 영혼의 미로

눈물 시내 자갈길 무릎으로 걸어야

다가갈 수 있는 영혼의 창문

 

영혼의 창문 앞에 가만히 서면

맑은 영혼의 노랫소리

아픈 영혼의 신음소리

고독한 영혼의 한숨소리 들린다

 

옹골진 고치에서 비단실 엮듯

두레박 없는 짙푸른 우물에서

소망 한 줌 길어 올릴 수 있을까

 

눈가에 주름이 생겨도 좋아

검버섯 주눅이 들어도 괜찮아

별과도 바꿀 수 없는 그대의 목숨

가슴 펴고 주님 앞에 설 수 있다면

 

오늘도 갸웃거리며

마음 옷깃 여미고 걸어가고 있다

아픈 종소리 밀려오는 영혼의 골목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