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선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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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당신의 뜻

2016.10.07 21:19

채영선 조회 수:212

당신의 뜻

 

채영선

 

 이제야 알았습니다

가로등 잠든 새벽

울타리 향나무 가지 안에서

아침을 깨우는 작은 새 소리

하루를 여는 찬양인 것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다그칠 수 없는 시간

잠시 멈추어 선 광야 끝

반짝이던 순간 멀어져갈 때

기억하라는 그날의 약속

 

이제야 알았습니다

기우는 골목 꽃 진 자리

아물지 못한 상처마다

당신이 키우신 열매

알알이 익어 기쁨이 되는

 

이제야 알았습니다

혼돈의 하늘 파닥이다가

까만 가슴 채우신 당신의 말씀

머뭇거리던 이 자리

끝내 등불이 되어주시는

 

이제야 알았습니다

기어도 즐거운 들짐승처럼

죽은 듯 살아 한마음

그제야 이르는 약속의 땅

온전한 사람으로 거듭나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