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선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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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가는 길

2013.05.20 23:46

채영선 조회 수:415 추천:98

시카고 가는길




딸네 집 가는 길

갈 때마다 가슴이 부푼다

산이 깃들지 못한 초원

밭을 가는 농부는 마음이 들뜨고

다음은 콩밭 거둔 자리

한가로운 풀밭 살진 소도 즐겁다

기름진 검은 땅 사이로

겨우내 패인 자리를 메운

샌프란시스코와 뉴욕을 오가는 길

덜컹대는 포장마차를 타고 만 리 길을 헤매며

어느 이름도 없는 골짜기에서

마을도 마을 이름도 만들면서

사랑하며 살고 죽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며 달려간다

요즘 태어난 게 다행이라고

복이 많아 전쟁도 모른다고

아서라 말자

조금 가면 전쟁터 같은 길이 나올 것이다

정신을 차려서 달려야 한다

손주 녀석이 얼마나 컷는지

두고 온 강아지를 찾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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