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선의 문학서재




오늘:
0
어제:
0
전체:
29,957


시 / 가을 두더지

2016.10.07 21:15

채영선 조회 수:66

가을 두더지

 

채영선

 

 

여름내 마주보던

나뭇가지 마주치는 소리

그날을 예감하고

꼬리 무는 매미 소리

고요와 상념 사이 반짝이던 환상은

거미줄에 매달려 빛나고 있다

툭툭 떨어지던 가을이 유리창 두드릴 무렵

길 찾는 바람 따라

길 찾는 나그네 길을 떠난다

꿈을 향하여 곧은 길

욕망을 향하여 굽은 길

거듭하다보면 어느새

낯선 고향 초입새

밤길 가는 그에게 내일이 있을까

밤길 가는 그에게 먹이는 보일까

내려다보면

약속한 듯 만나는 곧은 길 굽은 길

새벽이 오도록 가보아야

거기가 거긴데

우연과 필연이 빚은 틈새로 밀려드는

날내 나는 소음

호흡이 멈추는 순간까지

틈새를 만들고 있을 것이다 이 밤도

한 번 건드리면 무너지는 길

한 번 밟으면 날아가는 길

눈이 있어 슬픈 가여운 목숨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