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지 않는 것들
2006.06.05 04:49
버려지지 않는 것들
많은 것을 버리려 작정했다
삭아서 너절해진 오랜 시간과
희미해진 체취
열정 사그라진 눈 맞춤까지
옷장 구석에 쳐 박혀
잊혀진 사람들처럼 그것이 그곳에 있었는지 조차
까맣게 잊고 있던 옷들을 꺼내놓고
버릴 것과 말아야 할 것의 격렬한 싸움
팽팽하다
물기 가시지 않은 얼굴로
내 몸뚱아리 휘감고 팔랑거리던 세월들이
낡은 보푸라기 사이사이
전류처럼 짜르르 전해져 기억의 꽃등을 점화한다
딛고 온 날들은 고통조차도 아름답다고 했던가
뻐근한 그리움이 백목련 꽃잎처럼 분분히 날리는
옷장 앞에서
잠시 시퍼렇게 멍든 단추 하나 매만지다
이삿짐에 합류시키는 이 무모한
결국
많은 것을 버리려 작정했다
삭아서 너절해진 오랜 시간과
희미해진 체취
열정 사그라진 눈 맞춤까지
옷장 구석에 쳐 박혀
잊혀진 사람들처럼 그것이 그곳에 있었는지 조차
까맣게 잊고 있던 옷들을 꺼내놓고
버릴 것과 말아야 할 것의 격렬한 싸움
팽팽하다
물기 가시지 않은 얼굴로
내 몸뚱아리 휘감고 팔랑거리던 세월들이
낡은 보푸라기 사이사이
전류처럼 짜르르 전해져 기억의 꽃등을 점화한다
딛고 온 날들은 고통조차도 아름답다고 했던가
뻐근한 그리움이 백목련 꽃잎처럼 분분히 날리는
옷장 앞에서
잠시 시퍼렇게 멍든 단추 하나 매만지다
이삿짐에 합류시키는 이 무모한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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