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낭송/정은숙시인
2007.11.16 14:40
- 정은숙시인님의 '밥통' 시낭송
밥통 / 강학희
밥은 먹었니?
늘 우리의 밥이셨던 엄마
수저로 먹여주시고
수저를 쥐어주시고
수저를 넣어주시며
늘 먹이시는 것이 삶이셨던 한 생
밥 대신 죽도 못 넘기시는 병실에서도
밥은 먹었니?
밥덩이에 목을 매신다.
밥이 되기까지
물은 얼마나 잦아들어야 하는지...
검댕이 밑바닥 보지 못하고
"요즘이 밥 먹는 세상이유?"
정말 푼수 없던 밥통이었다.
제 속 숯덩이 되고서야
뜸이 들어가는지
아이들만 보면
"밥은 먹었니?"
꼭 엄마 같은 밥통이다
퍼주기만 하는
밥통, 사랑에 목을 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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