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원에서
2006.09.06 13:50
먼 길을 달려 낯선 숲속의 밤은
우리를 가만 두지 않는다
아이들은 오십촉 불빛으로 어둠을 몰아 내
무서운 이야기 독촉하고
그대, 맨 바닥보다 단단한 뼈
뒤척이며 뒤척이며 토닥이는 밤
우리를 안고 있는 숲만이 까맣게 눈을 감고 있다
오르는 길 여러갈래
그 정상에 한 끝을 땅에 내리고
한 끝은 하늘에 둔 십자가
서로 다른 옷을 입은 크고 작은 소망들이
기둥을 타고 올라 별이 된다
*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
별빛에 물들은 밤같이 까만 눈동자*
맨드라미 씨처럼 거기
하늘에 오래도록 묻혀있는 추억
밤도 가고 그대도 가고
오늘 다시 바람은
백필이 넘는 뜨거운 비단이 된다
바람 속에도 물이 있는걸까
살에 부딪쳐 깨진 바람, 땀으로 흐르는
이 후끈한 오후 한 나절
수양관 6호 넓고 시원한 뜰 위에
꽃보다 아름답게 단잠이 든 착한 이름들
고요가 어머니처럼 저들을 감싸고 있는 시간,
수련이 가만히 익어가고 있다
*노래가사 인용*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59 | 지는 해 | 안경라 | 2006.09.21 | 614 |
58 | 유효기간 | 안경라 | 2006.09.21 | 434 |
57 | 가을텃밭 | 안경라 | 2006.09.21 | 376 |
56 | 해 | 안경라 | 2006.09.19 | 330 |
» | 기도원에서 | 안경라 | 2006.09.06 | 501 |
54 | 코스모스 | 안경라 | 2006.08.13 | 391 |
53 | 아우생각 | 안경라 | 2006.08.07 | 332 |
52 | 그랜드캐년 -열정- | 안경라 | 2006.07.11 | 341 |
51 | 그랜드캐년 -사랑- | 안경라 | 2006.07.11 | 380 |
50 | 바닷가에서 | 안경라 | 2006.06.12 | 386 |
49 | 잊혀지는 유월 | 안경라 | 2006.06.01 | 618 |
48 | 해님 | 안경라 | 2006.05.16 | 367 |
47 | 바이올렛 1 | 안경라 | 2006.05.02 | 348 |
46 | 바이올렛 | 안경라 | 2006.05.01 | 312 |
45 | 유채꽃 | 안경라 | 2006.03.09 | 469 |
44 | 님을 위한 새해엔 | 안경라 | 2006.01.01 | 351 |
43 | 타는 2월, 애나하임 산 | 안경라 | 2006.02.11 | 411 |
42 | 레몬 | 안경라 | 2005.12.20 | 398 |
41 | 어머니 | 안경라 | 2005.12.09 | 355 |
40 | 지휘봉 | 안경라 | 2005.12.07 | 39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