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에 불빛 한 줄기
2009.11.14 05:59
손님 모두 떠나고 대문은 잠겼는데
오래 된 것들이 들어온다
벽처럼 하얗게 잠이 깬 시간
까만 길, 별들의 사이를 지나 먼
여기까지 온 아픈 것들
손님으로 올 수 없는 그대 철 심은 척추와
몸 다 불길로 내어 주던 동생의 성긴 손
백골로 말이 없는 아버지...
어머니, 당신의 굽은 허리는
내 아이들이 좋아하는 새우를 닮았지요
귀 닫은 내가 슬프게 눕고
입 없는 저들의 괜찮다 괜찮다
잠 재우는 소리
돌아 눕지 마라
아프고 오랜 것들 다 소중한 것이니-.
가로등 불빛 하나 길게 들어와
얼굴 더욱 선명해지는 이름 아래 밑줄을 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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