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4
2009.09.02 15:54
바다 바위 틈 사이로
예쁜 꽃게가 한 마리 숨어있다.
파도 소리 아닌
내 발자국 소리를 듣고
위협을 느낀 꽃게가
가만 숨소리를 죽인다.
저 꽃게를 잡아
이 빈 커피컵에 담아가면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할까.
작은 바위를 들고
들고
꽃게를 잡으려
애쓰다
무심코 바닷물에
빠졌던 내 손에서
바다 냄새를 맡는다.
그래 아이들에게
바다에 잠겼던
나를 선물로 갖다주면
될텐데
왜 자꾸 무얼 갖다 주려할까
난 파도가 되어
내 잡지 못한 꽃게 이야기를 들으며
자지러지게 웃을 아이들에게
처얼썩 처얼썩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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