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받았습니다.

2007.08.15 01:36

박경숙( 昭侹) 조회 수:296 추천:98

오정방 선생님!

보내주신 '오레곤 문학' 잘 받았습니다.

글을 실어주시고 책도 보내주신 정성에

감사드립니다.



오랜만에 이곳을 방문하며

제 서재에 올려져 있던 시 한편 가져왔습니다.

제가 무척 좋아하는 시랍니다.

늘 건강하세요~














부석사(浮石寺)


-유홍준-



엊저녁 내 정수리에
서늘하게 돌아가던 별자리
아침엔 쩡쩡한 닭울음이 되어
금강지혜로 깨어진다.







 


허나, 닭이 우는 까닭을 헤아리지 못하매
판독도 안 되는 향찰(鄕札), 아득한 고문자(古文字)
곡기오(曲基吾) 곡고고(哭苦孤) 고기오(苦幾悟)
내 그릇되매 괴로움 더해도 그게 어쩜 깨달음







 


정진(精進)이 얼마나 매서우면 돌이 떠오르고
사랑은 얼마나 아파야 바다를 건너는가
소백산 자락 타고 너울지는 법어(法語)들의 물이랑







 


엊저녁 서늘하게 돌아가던 별무리, 별자리
그게 어쩌면
신라 때부터 산자락 휘감아오른던,
아, 사랑인지도 몰라, 몰라






 


닭은 울어 아침을 깨우고
내 안의 돌탑, 이끼 곱게 앉는 위에
말씀의 꽃은 하필 동쪽을 향해 벙그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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