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네타기
오연희
구미국민학교 1학년 1반 그 여자아이
해거름 저녁이 다 됐는데도
그네를 타고 있네
아득히 먼 운동장 저 끝 가뿐히 내려앉을 듯
막차의 아쉬움으로 다리 한껏 굴리고 있네
학생 선생님 부모님 장사꾼들까지 그득그득 담아내던
운동장
어린 눈길이 가 닿을 수 있는 가장 넓은 우주
그 한 모퉁이 그 아이 여전히 그네를 타고 있네
그 아이는 다리 힘껏 굴러 하늘 높이
그 곁에 가만히 다가 앉은 나는 다칠세라 나지막이
어린 나와 어른이 된 나
나란히 그네를 탔네
보일 듯 보이지 않는 것들 찾느라 안경도수 높아지고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것들 잡느라 손등의 힘줄 날이 서 있는데
헛손질만 하다 왔어도 눈 뜬 세상은 너무 넓어
낮아도 다 보이네 운동장 저 끝
꿈꾸듯 그 아이 바라보았네
보이니? 그 너머
2010.3.24
<그대 다시 고향에 갈 수 없으리> 이 구절이 뜻하는 것이 정확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시간의 불회귀성을 이야기 하는 것이겠지요. 지나가 버린 것에 대한 그리움은 무엇일까요? 연희씨와의 글마루 시절도 이미 추억속의 그림이군요.
오연희 (2010-06-01 13:51:30)
모든 순간은 추억속의 그림이 되겠지요.
눈물이 날만큼 돌아 가고싶은 그림도 있고 그립긴 하지만 돌아가고 싶지 않은 그림도 있을테지요.
그 너머의 세상을 살고있는 우리에게 공유하고 있는 추억의 그림이 있네요. 반가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