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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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누구에게나 오는 아픔

2008.12.24 12:45

정어빙 조회 수:399 추천:126

오랫만에 정말 오랫만에 올리는 글이 ...
망설이다 얼마전 제가 모시던 목사님을 보내면서 올린 글로 대신합니다.
오연희 선생님,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억척같은 터무니 없는 진실때문에 내일 아침에는 해가 또 뜨겠지요. 그 고우신 얼굴에 눈물은 매력적인 사투리와 어떻게 어울리며 흐를까?
그럼 다음에.

내가 당신 옆에 서는 날

                정어빙

돌담을 감싸고 있는 말씀 사이에서
외치는 소리
그 소리 때문에
내 몸이 커다란 귀가 되었습니다
손에 닿으면 손이 귀가되고
발에 닿으면 발이, 눈에 닿으면 눈이,
가슴에 와 다 을 때에는
하늘을 덮는 귀가 되어 기다렸습니다

어느 날
그 귀가 바람을 타던 날
한 시진 거리의 가깝고도 먼 곳에서
눈 없는 얼굴로
백팔 염주 입에 물고 작아지는 촛불 속에 있었습니다
이것은
모두
포도나무 뿌리에서
당신 옆에 서는 날 없어질 부끄러움 인 데도.

오늘은
몸부림치는 울음 속의 만남으로
본래 없었던 거리에서
내가 버린 귀를 들고
그 동안 흘러버린
소리들을 주어 담고 계시는 당신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