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한 새

2006.08.05 10:54

이성열 조회 수:345 추천:32

나무는 내가 심고 가꾸지만
수확은 새가 먼저 와서 한다
제일 먹음직 한 열매 하나라도
애지중지 무르익기 기다려 보지만
내가 딸 수 있는지는 오직
훗 날 새의 자비에 달려 있다
나는 새를 나무라지도 못한다
새가 언제나 저렇게 당당하므로

이제 나는 다른 나무를 심어야 한다
과목의 생명의 비밀을 진정 아는 건
새의 영혼일지도 모르므로......
나무를 심고 나도 한 세상
생명의 비밀을 아는 새가 되어 살자 그래서
손님처럼 주뼛주뼛 주눅들지 않고
저렇게 의연하고 대범하게 살면서
탐스럽고 기찬 열매를 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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