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11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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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확인 2



이월란(09/10/10)



나를 모조리 읽어버린
수신자들
읽으면서 헤아리고 있는
해석자들
읽으면서 또박또박 속고 있는
해독자들
전파는 내 심장의 맥처럼 약하다
고감도의 안테나는
빛을 오독하는 필름처럼
실물과는 다른 영혼의 사진을
인화하고 있다
꿈을 패러디한 현실 속
내일의 문체를 흉내내는
오늘, 날아드는 데이터는
쓸쓸함의 교리를 받아적는
경전이 되었다
삶은 나를 꾸준히 속이고 있고
활자들이 증발해버린
파일 속에
나는 결백한 백지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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