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25 08:32
순간과 영속(永續) 사이의 거리
- 오연희 디카시집 「이 순간」
미주한국문인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오연희 시인의 첫 디카시집 『이 순간』이 도서출판 작가의 한국디카시 대표시선 20번으로 출간되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수필가로 출발해서 시를 써온 오연희 시인은 《해외문학》 신인상 수필 당선, 제2회 《시와정신》 해외시인상, 제23회 〈해외문학상〉 시 부문 대상을 수상하였다. 미주 시인으로서 자기 영역을 가진 대표적인 문학인이며, 시집으로 『호흡하는 것들은 모두 빛이다』와 『꽃』이 있으며, 산문집으로 『시차 속으로』와 『길치 인생을 위한 우회로』 등이 있다.
오연희 시인은 몇 해 전부터 새로운 한류 문예 장르 디카시에 비상한 관심을 갖고, 직접 디카시 창작을 수행하는가 하면 LA지역의 디카시인 및 동호인들과 함께 전시회를 개최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주었다. 또한 디카시의 심층적 의미를 이해하고 그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수준 높은 디카시 창작 활동을 계속해 왔다.
그래서일까. 오연희 시인이 처음으로 펴내는 디카시집 『이 순간』 은 제목에서부터 디카시의 예술적 속성을 상징적이고 함축적으로 나타낸 언표(言表)라 할 수 있다. 이 시집은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총 60편의 시를 수록하고 있다. 1부와 2부는 시인이 미국에서 일상적인 삶을 영위하는 동안 만난 풍경과 사물에 디카시의 옷을 입힌 사례들이며, 3부는 하와이·알래스카·캐나다 등지를 여행하면서 얻은 영상과 감상을 담아냈으며, 4부는 베트남·일본·한국 등지의 경물(景物)과 그에 대한 시적 표현의 묘미를 얻은 작품들이다.
시간과 공간을 통어하는 시의 힘
시는 현실적인 시간과 공간의 범주를 넘어설 수 있는 힘을 가졌다. 그것은 시 창작에 동원되는 상상력의 힘이자 시가 현실 법칙을 초월한 진실 법칙에 입각해 있다는 구조적 문법을 말하기도 한다. 그러기에 시에 있어서 어법의 일탈이나 변용이 가능한 터이다. 이 시집의 1부 〈늦기 전에 고백할 말이 있다〉에 실린 시들은 이러한 시간 및 공간의 제약을 넘어 활달하게 시상(詩想)을 전개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자유롭게 풀어놓고 더불어 이를 통어(統御)하고 조직화하는 기량을 보여준다. 「이 순간」에서 황혼을 펼쳐둔 사진 앞에서 ‘늦기 전에 당신에게 고백할 말’이 있다는 토로나, 「일상의 길목」에서 산야의 중동을 가로지르며 흐르는 도로를 ‘계곡을 빠져나오는 물결’로 보는 시각이 다 그렇다.
김종회(한국디카시인협회 회장) 문학평론가는 “오연희 시인은 모국어의 땅에서 8만 리 태평양을 건너 미주에서 문학인으로 살면서, 좋은 디카시를 쓸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을 갖춘 시인이다. 예리한 사진 촬영의 감각, 합당한 시적 언술을 산출할 수 있는 단련된 기량, 그리고 이를 광범위 하게 소통할 수 있는 문학적 통신망 등이 그에게 예비되어 있는 까닭에서다. 이번 시집 『이 순간』을 하나의 매듭이자 마디로 하여, 그의 디카시 마당은 더 넓고 깊게 열릴 것”이라고 평한다.
앞으로 국내외를 오가며 펼쳐질 오연희 시인의 시작(詩作)과 그로 인한 광범위한 견인(牽引)의 역할을 기대해 본다.
■ 저자 오연희
2002부터 만 5년간 《미주 중앙일보》 통신원 및 교육 칼럼 집필.
《미주 중앙일보》 넌픽션, 《해외문학》 수필, 《심상》 시 등단.
시집 3권, 산문집 2권 출간.
에피포도예술상, 시와정신 해외문학상, 해외문학상 대상, 미주 윤동주문학상, 코위너 디카시 공모전 대상.
‘SouthBay 글사랑’ & ‘GoodHands 시창작교실’ 지도강사.
University of Phoenix 졸업(BS in Accounting) 공인세무사.
미주한국문인협회 회장.
■ 시인의 말
익숙한 듯 생소한 이름 디카시, 그 묘한 끌림에 새삼, 연애가 시작되었습니다. 어어, 하는 사이에 붉게 물들어버린 단풍처럼 물이 흠뻑 들고 말았습니다.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문학 장르’이며 ‘극 순간 예술’이라는 말은 강조하지 않겠습니다. 학문적인 표현을 빌리지 않아도 충분할 만큼 연애 자체가 좋았으니까요.
바쁜 틈틈이 만나는 비밀스러운 즐거움을 어디에 비할까요. ‘이 순간’을 누리게 해 주었기에 소중했습니다. 묵묵히 기다려주고, 힘든 마음은 위로해 주고, 기쁨은 배가 되게 해 주었습니다.
쑥스럽지만, 연애의 결실을 내놓습니다. 진행형이라는 것을 마음에 두고 따뜻한 눈으로 봐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담 넘어 은빛 반짝이는 갈대를 바라보며
토랜스 집에서 오연희
■ 차례
시인의 말
제1부 늦기 전에 고백할 말이 있다
호기심 · 14 이 순간 · 16 수심 · 18 노을 · 20 일상의 길목 · 22 섬 · 24 비상 · 26 다산 · 28
바다로 간 반려 · 30 우리가 · 32 가난한 낭만 · 34 인증샷 · 36 실루엣 · 38 유희 · 40 홈리스 · 42
제2부 그집 앞
소설 쓰기 · 46 성공담 · 48 붉은 연가 · 50 비화 · 52 세레나데 · 54 그집 앞 · 56 비빔밥 만들기 · 58 사랑의 예감 · 60
아픈 인연 · 62 연두의 감사 · 64 적막 깨우기 · 66 공존 · 68 부부 · 70 자매 · 72 꼬리치다 · 74
제3부 연(蓮)을 담아 낸 그대의 사랑
황홀한 생업 · 78 진주만에서 · 80 양장본 · 82 진짜 · 84 감 · 86 개 썰매 · 88 백야 · 90 기적소리 · 92
존재감 · 94 엄마 · 96 겨울 · 98 모를 일 · 100 연緣 · 102 산장의 소문 · 104 붉은 가요 · 106 옥색 · 108
제4부 붉은 거리
바위 섬 · 112 키스의 변천사 · 114 남근석 · 116 여우 · 118 해자 · 120 붉은 거리 · 122 불빛 · 124 뱀부의 노래 · 126
금각사에서 · 128 해산 · 130 프로포즈 · 132 양양 고속도로 · 134 차경, 슬픔의 각 · 136 마중 · 138
해설 / 순간과 영속 사이의 거리_김종회 · 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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