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이 고마운 이유

2020.09.06 16:48

김학 조회 수:26

수필이 고마운 이유

                                                                       김학



나는 수필을 쓰면서 늘 참신한 소재를 찾고자 두리번거린다. 내 5감(五感)의 안테나를 언제나 활짝 열어놓고 글감이 걸리기를 기다린다. 거미줄을 치고 먹이를 기다리는 거미에게서 배운 방식이다.

다행히 참신한 소재를 찾으면 그 소재를 참신하게 해석하려고 지혜를 짜내고, 그 참신한 해석을 참신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내가 쓰는 수필 모두가 다 그렇게 쓰인 것은 아니다. 내 뜻에 맞는 한 편의 수필을 건지면 그날은 나의 축제일이다. ‘하루살이’란 수필을 탈고한 날도 그런 기분이었다.

나는 발명가들처럼 언제나 물음표(?)를 달고 살려고 노력한다. 항상 ‘왜’라는 의문부호를 붙이고 깊이 천착해 보면 무엇인가를 찾아낼 수 있다. 수필은 발명이 아니라 발견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나 허투루 보면 아무 것도 찾아낼 수 없다, 물음표를 들고 궁구(窮究)하면 내가 구하는 답을 찾아낼 수 있다. 그러기에 나는 그런 자세로 수필을 쓴다. 이 ‘하루살이’란 수필도 나의 그런 방식으로 쓴 글이다.

물음표를 갖고 수필을 쓰다 보면 의문이 의문을 낳고 의문이 의문을 낳아 뜻은 깊어지고, 폭은 넓어져 입체적인 수필이 될 수 있다. 표현은 쉽게 하되 뜻은 깊게 하라는 가르침은 언제나 내 곁에서 나의 이탈을 막아준다. 20대에 만난 수필은 반백년이 넘는 세월동안 깊은 우정을 나누어 왔다.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수필아, 고맙다!’란 인사를 한다. 술을 마실 때 건배사를 하라면 나는 ‘수필아’를 예령으로 ‘고맙다!’를 동령으로 활용한다. 수필도 고마워할 것이다.

댓글 0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파일 첨부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크기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27 다시 찾은 그 이름 짜장면 김유훈 2020.09.09 61
1826 트로트 공화국 한성덕 2020.09.09 56
1825 일하고 싶은 돈 신팔복 2020.09.09 41
1824 우리학교 유명인사, 이수인 김성은 2020.09.08 51
1823 할아버지의 충고 조봉구 2020.09.08 54
1822 성공한 사람이란 김길남 2020.09.08 29
1821 가장 자애로운 얼굴 정테표 2020.09.07 26
1820 네가 태어났을 때 너는 울었지만 고도원 2020.09.07 43
1819 저승에는 주막이 없다고 하는데 최기춘 2020.09.07 26
1818 코로나19가 가로막는 효도 김학 2020.09.06 26
» 수필이 고마운 이유 김학 2020.09.06 26
1816 도도새 정근식 2020.09.05 39
1815 소천 정순량 시인의 팔순기념문집 출간을 축하하며 김학 2020.09.05 37
1814 어머님 전 상서 이환권 2020.09.05 18
1813 달빛에 살라먹고 전용창 2020.09.05 56
1812 사랑하는 딸이 보고 싶다 전용창 2020.09.04 43
1811 이런 여행은 처음이다 이성수 2020.09.04 23
1810 고집쟁이 내 동생 정남숙 2020.09.04 25
1809 우리는 자랑스러운 한국인 김학 2020.09.04 20
1808 소소한 행복 정성려 2020.09.03 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