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어 소리

2023.03.22 22:54

김수영 조회 수:164

절집에서 물고기를 보셨나요? - 여혜당 일기 - 에세이스트

 

목어 (木漁) 소리                                                   

                                             김수영

깊은 속 달빛마저 은가루 뿌리며

잠이 드는 야경에

 

목어 두드리는 소리가

스님을 깨우고 열반의 경지로

몰입하여 무아지경에 이르게 한다

 

눈을 부릅뜨고 있는 목어를 닮고파

깨어있는 자세로

도를 닦으며 염불하는 불자의 자세로

살아가는 모습이 참으로 처연하다

 

둔탁한 소리를 내어도

모든 것을 비워 구도자의 모습으로

우뚝 서기를 원하는 결연한 자세가

울림통이 되어

 

나에겐 풍경처럼 청아한 소리로

심금을 녹이니 나는 물이 되어

물고기를 품는 넓은 바다가 된다.

 

참고

"물고기는 깨어있을 때나 잠을 잘 때나 눈을 감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죽어서도 눈을 감지 않지요.

그러니 수행자도 물고기처럼 깨어있어

항상 부지런히 도를 닦으라는 뜻이 들어 있는 것입니다.

 

우린 불자가 아니더라도 산사에 사는 사람이 아닐지라도

마음이 늘 깨어있을 필요가 있습니다.

눈만 뜨고 있다고 깨어있음이 아닙니다. 순간순간 자기 자신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깨어있는 사람만큼 위대한 사람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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