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03 15:27
오래 전,
그와 난 행복과 꿈을 몽땅 저당 잡히고
일방통행의 긴 구름다리를 건너왔네
아름다운 나라로
올때는
당찬 각오로 화려한 풍선을 안고 왔지만
구름다리가 끝나자 우린
사막에 신발 없는 여행자였네
망망대해에 조각배를 타고 있었네
오자마자 깨달은 건
우린 한 발짝도 뒤로는 물러설 수 없는 몸
어떻든지 이 바다를 건너야지
다른 수는 없었네
그는 선장 나는 조수
그러나 우리는 둘 다
귀머거리, 반벙어리, 청맹과니
허리를 졸라매고 흔들리는 조각배의 짧은 노를
밤낮 없이 젓고 또 저었네
바람 맞은 뼈들이 성글어가는 동안
꿈을 먹고 자란 까만 눈동자의 병아리들은
어느 새 날개를 펴서 날아가고
노을이 물드는 잔잔한 물가에서
아직도
귀머거리 반벙어리 청맹과니를 다 벗지 못한 우린
젋은 독수리의 봄소식에 웃는다
아름다운 석양은 말하네
꿈도 행복도 찾는 게 아니었다고
처음부터 항상 곁에 함께 있었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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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까지 감상하며 선생님의 시심과 열정에 감명 받았습니다. 많이 배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