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유자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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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아름다운 석양은 말하네 / 시

2023.01.03 15:27

민유자 조회 수:38

 

오래 ,

그와 행복과 꿈을 몽땅 저당 잡히고

일방통행의 구름다리를 건너왔네 

아름다운 나라로

 

올때는 

당찬 각오로 화려한 풍선을 안고 왔지만

구름다리가 끝나자 우린 

사막에 신발 없는 여행자였네

망망대해에 조각배를 타고 있었네 

 

오자마자 깨달은

우린 발짝도 뒤로는 물러설 없는

어떻든지 바다를 건너야지 

다른 수는 없었네

 

그는 선장 나는 조수 

그러나 우리는

귀머거리, 반벙어리, 청맹과니

허리를 졸라매고 흔들리는 조각배의 짧은 노를

밤낮 없이 젓고 저었네

 

바람 맞은 뼈들이 성글어가는 동안

꿈을 먹고 자란 까만 눈동자의 병아리들은

어느 날개를 펴서 날아가고

 

노을이 물드는 잔잔한 물가에서 

아직도

귀머거리 반벙어리 청맹과니를 벗지 못한 우린

젋은 독수리의 봄소식에 웃는다

 

아름다운 석양은 말하네

꿈도 행복도 찾는 아니었다고

처음부터 항상 곁에 함께 있었노라고

 

https://youtu.be/7MaTS-CUZa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