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구의 문학서재






오늘:
22
어제:
7
전체:
249,737

이달의 작가

하얀 고백

2023.06.10 05:08

Noeul 조회 수:53

하얀 고백 - 이만구(李滿九)

하얀 배꽃이 피는 고통의 사순시기
눈 내리는 사월의 가로수
그 꽃잎 떨어진 눈길을 걸으며
나는 용서받고 싶은 하얀 마음 간절하였다

내게도 잊고 살아온 과오가 있다는 걸
스쳐간 세월의 바람은
어느새 봄비 되어 내리고
앞산 언덕 위, 갈까마귀 울고 나는데

집 대문밖, 부슬부슬 내리는 비
산 넘어 성당에 가는 날
목요일 밤의 고해성사
아그네스홀 고상 앞 시간 반 기다려야 했다

조용히 내 마음속 들여다보는 시간
스물한 살 날 바라보시던
우리 어머니 눈빛
너무 환하게 비쳐 나의 뉘우침 떠오르고 

휘장 뒤, 어느 사제의 귀 익은 목소리
촛불아래 하얀 배꽃 지듯
털어낸 나의 고백
그 천상의 음성, 보고픈 정 신부님 아니던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1 침묵 앞에서 [1] Noeul 2018.01.03 531
80 봄이 오는 길목에서 Noeul 2017.12.22 472
79 겨울 멜로디 Noeul 2019.12.28 391
78 도시의 겨울비 [1] Noeul 2020.05.13 359
77 걷다 오는 행길 [1] Noeul 2021.05.01 325
76 오레곤에 와서 [1] Noeul 2022.11.01 287
75 국화꽃 한 송이 Noeul 2024.02.08 253
74 여창의 달빛아래 Noeul 2024.02.04 211
73 가을에 핀 배꽃 Noeul 2023.01.14 202
72 길 위의 자유인 Noeul 2024.02.05 199
71 유월의 소나무길 Noeul 2023.06.24 183
70 국제전화 Noeul 2023.09.21 136
69 자카란다꽃 Noeul 2023.07.11 135
68 거울 속의 아버지 Noeul 2023.11.06 134
67 몽고반점 Noeul 2024.02.08 128
66 망향 Noeul 2023.11.24 123
65 외로운 별빛 Noeul 2024.02.08 122
64 윤사월 붉은 봄꽃이 Noeul 2024.04.03 116
63 봄의 자리에 누어 update Noeul 2024.03.17 115
62 그때 생각이 Noeul 2023.06.21 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