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05 22:17
길 위의 자유인 - 이만구(李滿九)
바람 부는 산길 따라 앞서가는
숲 속의 낙엽 지는 소리
무어라 누굴 부르는 듯 멀리 날리고 있다
겨울비가 내리던 산언덕 위로
새순 돋아난 파릇한 새싹들
그리고 마른 잎의 숨결....
그 못다 한 가을 사랑 내려와 앉고
애써 놓지 않으려던 마지막 잎새
이젠, 차마 저 떨치는 낙엽으로 남으리
가는 길, 아직 하얀 그리움 있어
노을빛 물결치던 흰 억새꽃
스치고 간 바람의 흔적 멀어져 간다
세월의 강물은 무심히 흐르고
난 펄럭이는 길 위에 서서 길을 묻는다
먼 하늘 속 일운 같은 삶이여!
뒹구는 낙엽 따라가는 길
못다 핀 구름 꽃으로
스밀 것 같은 네 모습처럼 참 자유롭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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