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14 09:20
하얀 동백꽃 - 이만구(李滿九)
가을 뜰악 잔디 위에 흩어진 낙엽들
하얀 물방울 날리는 호스의 물을 주며
겨울비 추적추적 내리기 전,
그 위에 뿌리는 나의 눈물인가
마음은 이제 그대와 이별을 준비한다
추억의 망상들이 뒤돌아보는 것 같아
미련 없이 잊자 잊으려 해도
잠시 눈을 감으면,
계절마다 지켜본 정원 나무들 생각
그늘 진 곳, 화초 큰 잎 무리 온통 샛노랐다
동트는 내일 새벽이 오면,
새 둥지 튼 샌티로 떠나가는 날
쏟아지는 가로수 행렬 붉은 낙엽들
한 줄기 타는 현악기의 고음처럼
바람에 머리칼 날리며 그대를 생각하리
정오쯤, 간이 휴게소에 들러 떨치어 놓고
진종일, 차를 몰다 아주 다 잊겠노라
먼 훈 날 다시 또 생각이 나면,
그리움 맺힌 하얀 동백꽃 피우던
마음속에 세긴 마지막 정원이었노라고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6 | 침묵 앞에서 [1] | Noeul | 2018.01.03 | 530 |
85 | 봄이 오는 길목에서 | Noeul | 2017.12.22 | 471 |
84 | 겨울 멜로디 | Noeul | 2019.12.28 | 390 |
83 | 도시의 겨울비 [1] | Noeul | 2020.05.13 | 358 |
82 | 걷다 오는 행길 [1] | Noeul | 2021.05.01 | 325 |
81 | 오레곤에 와서 [1] | Noeul | 2022.11.01 | 286 |
80 | 국화꽃 한 송이 | Noeul | 2024.02.08 | 248 |
79 | 여창의 달빛아래 | Noeul | 2024.02.04 | 209 |
78 | 가을에 핀 배꽃 | Noeul | 2023.01.14 | 200 |
77 | 길 위의 자유인 | Noeul | 2024.02.05 | 196 |
76 | 유월의 소나무길 | Noeul | 2023.06.24 | 183 |
75 | 자카란다꽃 | Noeul | 2023.07.11 | 135 |
74 | 국제전화 | Noeul | 2023.09.21 | 135 |
73 | 거울 속의 아버지 | Noeul | 2023.11.06 | 133 |
72 | 몽고반점 | Noeul | 2024.02.08 | 125 |
71 | 망향 | Noeul | 2023.11.24 | 122 |
70 | 외로운 별빛 | Noeul | 2024.02.08 | 121 |
69 | 타인의 해후 | Noeul | 2024.04.19 | 112 |
68 | 그때 생각이 | Noeul | 2023.06.21 | 109 |
67 | 봄의 자리에 누어 | Noeul | 2024.03.17 | 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