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 열사흘 달 2 + 시작메모
2023.08.26 08:40
시조 - 열사흘 달 2
만남은 동백인데
여운은 난향인가
문득 본 밤 하늘에
얼비친 님의 얼굴
미완의
말간 내 사랑
부족했던 그 이틀
(07302023)
<시작 메모>
하도 달이 밝아 ‘오늘이 보름인가?’ 싶으면 매번 음력 열사흘이다. 보름이 되려면 딱 이틀이 부족하다. 완전체로 보이지만 완전체가 아닌 그 여분의 부족. 어쩌면 완전을 꿈꾸는 우리네 사랑을 닯았다. 쬐끔 모자랐던 배려와 이해. 그리고 그 빈 자리에 숨겨져 있던 아집과 자존심. 그 사소한 것 때문에 놓쳐버린 인연을 떠올린다. 돌아 보면 빛나던 시절에 만났던 아름다운 사람이다. 마음을 열고 조금만 조금만 더 시간을 기다렸던들 … 아쉬움과 회한에 가슴을 쳐도 인생은 가정법이 없는 법. 열사흘 달을 볼 때마다 연민을 느끼는 것은 저도 나와 닮아 있기 때문일 게다. 보름달 완전체를 향해 가는 열사흘 달. 그 간절한 갈망을 응원한다. 이틀만 기다리면 어김없이 보름달이 뜨겠지. 속살까지 보이는 크고 밝은 보름달. 그 순수의 결정체를 파도 소리 들리는 밤바다에서 보고 싶다. 말간 내 사랑, 티없이 맑은 그 날의 모습 그대로 은빛 길 밟고 오소서. 젊은 날의 내가 거기 있으리니. 낭만은 죄를 묻지 않고 상상력은 유한의 한계를 두지 않는 밤. 열사흘 달이 주는 아름다운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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