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1.09 04:00
'허공에 매달려야 소리가 난다'
그 종은 무려 60년에 걸쳐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지만
처음에는 종신 속에 기포가 많아 헛구멍들이 소리를 다 잡아먹었기 때문에
아주 둔탁한 소리를 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결국 그 종소리를 완성시킨 것은 시간이었다고 한다.
저렇듯 은은한 소리가 되기까지
무언가를 깨우는 것 같기도
좀 더 장중하고 아름다운 소리의 완성을 위해 몸부림 치는 것 같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지상의 모든 것들이 결코 덧없는 소멸이 아니라는
가쁜 숨결로 쇳물로 끓여 아름다운 종을 만들어
진정한 소리의 완성을 위해 시간은 또 헛구멍을 하나씩 메우가고 있을껏
--문정희의 '문학의 도끼로 내 삶을 깨워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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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의 도끼로 내 삶을 깨워라/문정희 | 전희진 | 2019.01.09 | 4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