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579
어제:
447
전체:
5,913,169

이달의 작가
제3시집
2012.04.10 10:44

이 남자 2

조회 수 786 추천 수 3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이 남자 2


이월란(2012-3)


이 남자, 요새 총을 가지고 논다. 아니, 허리춤엔 늘 총을 차고 다녔지만 집에서 총을 가지고 놀지는 않았었다. 지난 주말엔 제일 긴 총을 가지고 사냥놀이를 갔다 왔다. 예쁜 동물들을 죽이지는 말라고 타일러 보낸 후, 돌아온 그는 인적 없는 사막 한 가운데서 표적만 열심히 맞추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의 총은 지금까지 어느 누구의 생명도 빼앗지 않았기에 자비의 방아쇠를 장착하고 있다. 그의 총은 지금까지 빼앗지 않은 그 어느 누구의 생명을 구했다는 착각의 쇠붙이로 만들어져 있다. 그는 한 번씩 아주 먼 허공을 향해 한쪽 눈을 조준하기도 한다. 소리가 전달되지 않은 아득한 곳에서는 육신을 입지 않은 영혼 한 줌이 정확히 사살되었을지도 모른다. 그의 총은 평생을 훈련에 몸 바친 스나이퍼의 그것처럼 구십구 점 구 퍼센트의 적중률을 가지고 있다. 언젠가 누군가의 꿈이 실행에 옮겨질 때, 그의 총은 요격할 준비가 되어 있다. 찰카닥 찰카닥, 반질반질 닦인 몸체들이 다시 재조립되는 소리가 들릴 때쯤이면 그는 말끔히 샤워를 마치고 내일의 탄피를 헤아리고 있는 것이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97 영시 Toby’s Words 이월란 2012.08.17 827
1396 제3시집 변경 이월란 2012.05.19 772
1395 여보, 눈 열어 이월란 2012.05.19 487
1394 추격자 이월란 2012.05.19 469
1393 제3국어 이월란 2012.05.19 408
1392 유혹 이월란 2012.05.19 415
1391 평생 이월란 2012.05.19 430
1390 쇠독 이월란 2012.05.19 730
1389 초보운전 이월란 2012.05.19 511
1388 말하는 옷 이월란 2012.05.19 410
1387 견공 시리즈 Rent-A-Dog (견공시리즈 123) 이월란 2012.05.19 817
1386 견공 시리즈 젖내(견공시리즈 122) 이월란 2012.05.19 691
1385 꽃담배 이월란 2012.04.10 575
1384 꿈속의 꿈 이월란 2012.04.10 702
1383 지금 이대로 이월란 2012.04.10 437
» 제3시집 이 남자 2 이월란 2012.04.10 786
1381 환각의 아이들 이월란 2012.04.10 485
1380 그림 이월란 2012.04.10 398
1379 유언 이월란 2012.04.10 410
1378 샤덴프로이데 이월란 2012.04.10 460
Board Pagination Prev 1 ...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85 Next
/ 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