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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제3시집
2012.04.10 10:44

이 남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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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 2


이월란(2012-3)


이 남자, 요새 총을 가지고 논다. 아니, 허리춤엔 늘 총을 차고 다녔지만 집에서 총을 가지고 놀지는 않았었다. 지난 주말엔 제일 긴 총을 가지고 사냥놀이를 갔다 왔다. 예쁜 동물들을 죽이지는 말라고 타일러 보낸 후, 돌아온 그는 인적 없는 사막 한 가운데서 표적만 열심히 맞추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의 총은 지금까지 어느 누구의 생명도 빼앗지 않았기에 자비의 방아쇠를 장착하고 있다. 그의 총은 지금까지 빼앗지 않은 그 어느 누구의 생명을 구했다는 착각의 쇠붙이로 만들어져 있다. 그는 한 번씩 아주 먼 허공을 향해 한쪽 눈을 조준하기도 한다. 소리가 전달되지 않은 아득한 곳에서는 육신을 입지 않은 영혼 한 줌이 정확히 사살되었을지도 모른다. 그의 총은 평생을 훈련에 몸 바친 스나이퍼의 그것처럼 구십구 점 구 퍼센트의 적중률을 가지고 있다. 언젠가 누군가의 꿈이 실행에 옮겨질 때, 그의 총은 요격할 준비가 되어 있다. 찰카닥 찰카닥, 반질반질 닦인 몸체들이 다시 재조립되는 소리가 들릴 때쯤이면 그는 말끔히 샤워를 마치고 내일의 탄피를 헤아리고 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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