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산책] 활용하기

2010.06.18 02:28

이기윤 조회 수:593 추천:37


[우리말 산책] 활용하기
[예시]

[떡볶기? 떡볶이?]

'-기'와 '-이'는 앞말에 붙어 명사를 만드는 구실을 한다.
의미는 조금 다르다. '글짓기, 달리기, 말하기, 줄넘기'에서 '-기'는
어떤 '행위'의 뜻을 더한다. '떡볶기'라고 하면 단지 떡을 볶는 행위를
뜻하는 말이 된다. '재떨이, 옷걸이, 목걸이'에서 '-이'는
구체적인 '사물'을 나타낸다. 당연히 여러 가지 채소를 넣고 볶아 만든
음식은 '떡볶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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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말 산책' 코너 신설-누구나 시창작에 활용하기.
* '문단소식실'도 자유로이 문단행사나 소식을 활용.

*************** 예 ****************************

[도린곁]
"외딴곳, 외딴길, 외딴집…." '외딴'은 모든 걸 외지게 한다.
그런 구실을 하는 관형사다. '도린곁'에선 '도린'이 그런 구실을 한다.
그래서 '도린곁'은 '사람이 별로 가지 않는 외진 곳'이란 뜻이다.
'도린'은 '도리다'의 관형형이다. '둥글게 빙 돌려서 베거나 파다'는
뜻의 '도리다'이다. 도린 곳은 후미지다. 그 곁도 마찬가지다.
'곁'은 옆을 뜻하는 '곁'이다.


[동이다]
"나무를 동으로 묶다." '동'은 '굵게 묶어서 한 덩이로 만든 묶음'을 뜻한다.
명사다. 여기에 접미사 '-이-'가 결합했다. 그러고 품사가 동사로 바뀌었다.
끈이나 실 등으로 감거나 둘러 묶는다는 말이 됐다. '매다'와 결합한
'동여매다'도 비슷한 뜻으로 쓰인다. '겹치다'도 구성이 같다. '겹'은
명사고 '-치-'는 접미사다. 동사가 됐다. 특이해 보인다.


[우윳곽, 우유갑]
표준어는 두루 쓰는 말이기도 하다. 그래서 한자어인 '갑(匣)'이 표준어로
선택됐다. 고유어인 '곽'은 표준어에서 제외됐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우유와
합해진 말도 '우유갑'을 표준어로 실었다. '갑'은 액체를 담는 용기는 아니다.
그러니 '우유갑'은 어색하게 느껴진다. '우유갑'보다 '우윳곽'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곽'과 '갑'이 좀 다르다는 의미다.


[장님]
'장'은 지팡이를 뜻하는 한자 '장(杖)'이다. 앞을 못 보는 사람을 지팡이에
비유했다. 낮춤이다. 높임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님'을 붙였으나 조롱이다.
'장님'은 생길 때부터 비하적인 뜻을 지니고 있었다. 19세기 문헌에서부터
보이기 시작한다. 소경, 맹인 등은 그 이전부터 사용됐다.
모두 비하적 의미를 지녔다. '시각 장애인'이 가치중립적인 말로 쓰인다.


[눅지다]
눈이 오면 추웠던 날씨가 포근해진다. 이때 이 단어를 쓴다. "눈 쌓인
후에는 으레 날씨가 눅지게 마련이오."(이희승, '먹추의 말참견') '추운 날씨가
누그러지다'는 뜻이다. '눅다'에 중심 의미가 있다. '눅다'는 물기가 많아
무르거나 물렁하다는 말이다. '반죽을 눅게 했다.' 여기에 '어떤 현상이나
상태가 이루어지다'는 동사 '지다'가 결합해 만들어졌다.


[감쪽같다]
고욤나무에 눈이 달린 감나무 가지를 베어 붙인 뒤 끈으로 칭칭 감아 둔다.
감접이다. 감나무와 고욤나무의 수액이 합쳐져 접이 붙는다. 이듬해 살펴보면
접을 붙인 표시가 나지 않는다. 감쪽같다. '감쪽같다'는 이 감접에서 왔다.
감접을 한 것처럼 티가 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옛 사전에는 '감접같다'가 있다.
'감쩍같다'가 되고 다시 '감쪽같다'가 됐다.


[시험과 실험]
새로 만든 약이 있다.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사람에게 먹이고 결과를
파악한다. '시험(試驗)'이다. 시험은 구체적인 사물의 기능이나 성질을
검증하는 것이다. '시험 비행.' 백신을 만들려고 한다. 바이러스와 면역체의
관계를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해 행하는 절차는 '실험(實驗)'이다.
실험이 검증하려고 하는 것은 이론이나 현상이다. '폭발 실험.'


[완벽]
'벽(璧)'은 구슬이다. '완벽'은 흠이 없는 구슬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결함이 없이 완전함을 가리킨다. 중국 전국 시대 조나라 혜문왕의
'화씨벽'을 진나라 소양왕이 탐냈다. 소양왕은 화씨벽을 성 열다섯 개와
바꾸자고 요청한다. '벽'만 빼앗으려는 속셈이었다. 조나라의 인상여가
구슬을 완전하게(完) 가지고 돌아오겠다고 나섰다. 여기서 유래한다.


[추파]
드높은 가을 하늘. 넓은 호수엔 물결이 잔잔하다. 추파는 잔잔하고 아름다운
가을(秋) 물결(波)이란 뜻이다. 물결은 끊임없이 움직인다. 무슨 신호를
보내는 것처럼 비쳐지기도 한다. 그래서 '이성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은근히
보내는 눈길'이란 뜻이 생겨났다. '환심을 사려고 아첨하는 태도나 기색'이라는
의미도 더해졌다. '추파를 던지다/흘리다.'


[도두]
'위로 돋아서 높게'라는 뜻이다. '담을 도두 쌓다.' '모종을 도두 심다.'
이렇게 쓰인다. '보다'와 어울린 '도두보다'는 '어떤 대상을 실제보다 좋게
보다'라는 뜻이 된다. '도두보다'는 줄어 '돋보다'로 쓰이기도 한다.
'어떤 소리가 다른 소리보다 또렷이 들린다'는 '도두들리다', '퍼더앉지 않고
궁둥이에 발을 괴고 높이 앉는다'는 '도두앉다'에도 보인다.


[입추의 여지가 없다]
송곳은 끝이 뾰족하다. 세웠을 때 끝이 닿는 면적이 아주 좁다. 잘 보이지도
않는다. 입추는 송곳(錐)을 세운다(立)는 말이다. '입추의 여지가 없다'고
하면 송곳의 끝도 세울 수 없을 정도라는 뜻이 된다. 발 들여놓을 데가 없을
정도로 사람이 꽉 들어찼을 때 비유적으로 이렇게 표현한다. '벼룩 꿇어앉을
땅도 없다'는 속담도 같은 뜻으로 쓰인다.


[문외한]
안에서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밖에서는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다.
문밖의 사람은 문 안쪽의 사정을 알 수가 없다. 문외한은 '문밖(門外)의
사람(漢)'이라는 말이다. '문외한'은 잘 모르는 사람이라는 뜻이 된다.
어떤 일에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어떤 분야에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열사와 의사]
안중근은 나라를 위해 의롭게 싸우다 숨져 갔다. 이름 뒤에 '의사(義士)'란
칭호를 붙인다. 윤봉길도 '의사'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을 하다 숨진 유관순
이름 뒤엔 '열사'라는 칭호를 붙인다. 이준 '열사'도 있다. '의사'는 주로
무력으로 항거하다 의롭게 죽은 사람을 가리킨다. '열사'는 맨몸으로 저항하다
죽음으로써 위대성을 보인 사람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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