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에 대하여

2017.07.23 03:10

백남규 조회 수:118

계급에 대하여

 졸병으로 군대에 갔다온 사람들은 계급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체험했을 것이다. 이병에서 시작되는 군대계급은 하사관, 장교, 장성급으로 세분된다.

  정치가 집단 삶의 문제들을 정리하고 해결하는 일부 집단의 현실 고르기라면 그 고르기에서 벗어난 개인들은 얼마든지 있게 마련이고 그들의 불만과 애닯음은 작가들의 눈에 언제나 밟힌다. 게다가 정치집단이 부패하고 패악한 사람들로 채워졌을 때 일반 민중은 갖은 명목으로 생산물을 빼앗기고 일한 대가를 착취당하게 되어 있다.
현대에서 돈을 잘 버는 부류는 정치가, 기업가, 금융인, 문화, 체육계에서 성공한 사람등을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미국 주요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은 노동자들보다 평균 344배나 많은 보수를 받았다.(신형철-한국일보 1/18/11) 성공에도 외적 요인이 다수 개입하는게 사실이라면 왜 성공을 함께 일군 임원들과 노동자들의 연봉이 300배나 차이가 날까? 성공은 능력이고 실패는 능력부족인가? 아마도 아닐 것이다. 봉급체계를 정한 자들의 수작이 이유일 것이다. 어느 시대나 불공정, 불공평은 항상 문제이다. 조선시대처럼 태어나자 마자 신분이 정해지고 거기에 따라 그들이 살아가야 할 길이 정해진 것, 양반과 상놈이 살아가야할 길이 얼마나 다른지 삼척동자도 알 것이다. 다시 신형철의 말을 들어보면 사람의 능력이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차이가 100배 이상 이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다. 나도 동의한다. 그리고 성공한 자들과 같은 환경에서 즉 출발선이 같았다면 그들보다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을 하층계급에 속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그들은 애써 모른 척한다.

  작가란 사람의 격조를 만드는 사람이고 당대 정치 현실을 읽는 날카로운 눈을 지닌 사람이다. 사람의 격조란 무엇인가? 어려움에 처하는 각 사람들의 행동방식은 말할 것도 없고, 자기 앞에 펼쳐진 자연물을 대하는 마음 씀 또한 그의 격조를 드러낸다. 사람들이 일한 시간에 비례하는 자연 생산물을 누가 더 많이 가지느냐에 따라 부자냐 가난뱅이이냐 따위로 세상은 판가름한다. 그러나 남보다 더 많은 것을 지녔다고 그 사람의 격조가 높은 것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많은 종교교리가 가르치듯이 자기 분수에 맞지 않게 재물을 챙겨 지니는 사람 쳐놓고 격조가 높은 사람은 거의 없기 쉽다. 탐욕은 그것을 지나치게 부린 사람에게 언제나 무식한 말이나 행동으로 천격을 덮는다.

 다시 계급으로 돌아가 이 세상을 살펴보면 인간 사회는 늘 양반이나 상놈, 상류층이나 하류층, 귀족과 노예등 이름만 다르지 계층이 존재하고 있다. 오늘날에도  물론 상하신분이 있다. 예전처럼 고정된 것이 아니지만 물질적인 재화와 교육정도, 사회적 신분등으로 그것을 나타내고 있다. 일전에 서울의 어느 대학에서 부잣집딸인 여대생이 학교 청소원 아줌마에게 하대하고 무시한 것이 보도된 적이 있는데, 그 여대생은 청소원을 머슴이나 노비쯤으로 여긴 듯하다. 인간이 인간에게 가하는 모욕과 폭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귀족이나 양반계층에 속한 사람들이 아랫것들을 얼마나 무시하고 천대했는지는 누구나 잘 알 것이다.

 인간사회가 평등한 사회가 되려면 계급을 없애야할 것이다. 그런데 그 방법이 무엇인가? 윗단락의 교육,재화,신분등의 차이를 없애야하는데 그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인간은 이기적이고 자기만 아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남의 것을 빼앗아서라도 자기 혼자만 잘 살려고 하는 것이 인간이니까. 가끔 사해동포주의자가 나와서 고상한 이론을 외치지만 가진 자들이 귀담아 듣는 것 같진 않다.

 일상의 습관에 가려져 있는 맨 얼굴을 대면하는 일은 두려운 일이다. 배운 것을 거부해야하기 때문이다. 세상 사람들이 죽음을 생각하게 되는 원인은 대체로 세가지이다. 경제적 이유. 질병과 실연이 그것이다. 그러나 어떤 이에게는 자존감이 훼손당했을 때 자살하기도 한다. 장자연이 자살한 이유가 그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렇게 까지 해서 살아야하나,라는 회의가 그녀를 죽음으로 내몰았지 않았을까.

 생존을 위해서 경제적 강자의 자비심에 의존하거나 인간의 존엄성을 포기해야하는 나라는 좋은 나라가 아니다. 경제적,사회적 약자들이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게다가 자연재해까지 겹쳐 인간살이을 우울하게 하는 요즘이다.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 조금이라도 노력하는 사람이 어느 시대나 여전히 있다. 인간은 유토피아를 그리워하지 않으면 하루도 살 수 없는 존재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8 가족의 힘 [1] 백남규 2023.01.28 22
47 호흡 [3] 백남규 2023.01.26 25
46 구름같은 인생 [3] nkpeak 2023.01.17 28
45 인종,환경,시대 [1] 백남규 2023.01.12 28
44 돈이 많다면 백남규 2022.02.22 48
43 한국문학은 백남규 2021.11.07 32
42 살다보면 백남규 2021.11.07 60
41 배정웅의 시 [2] file 백남규 2020.09.03 138
40 영화'기생충'에 대하여 [1] 백남규 2020.02.08 115
39 삼경시론 [1] 백남규 2019.07.14 76
38 무제 백남규 2019.04.13 59
37 독립문 유감 백남규 2018.08.19 42
36 건국절 유감 백남규 2018.08.15 18
35 고요해서 눈부신 식물적 상상력의 시 백남규 2018.01.07 96
34 연애의 시대-1920년대 백남규 2017.12.10 53
33 마광수의 시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해설 [1] 백남규 2017.09.21 229
32 마광수를 추모하며 [1] 백남규 2017.09.13 109
31 그 순간만은 진실이었어 백남규 2017.08.07 226
30 오늘 [1] 백남규 2017.07.25 123
» 계급에 대하여 [2] 백남규 2017.07.23 118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6.19

오늘:
10
어제:
4
전체:
17,3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