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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박인애

축축한 언어는 바람을 물들인다.

 

표사

텍사스주 ‘Mustang Park’이라는 마을에 사는 시인은 오랜 세월 대평원에서 뛰놀던 야생마‘mustang’도 없고 그 말을 길들이고 다니던 카우보이도 없는 거리를 매일 걷는다. 기차나 자동차,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 달리는 그 곳에서 ‘mustang’은 이정표에만 남아 있다. “은 말을 삼키고/ 은 말을 그리는 이 풍경! 이 동음이의어에는 거친 야생의 역사와 풍부한 대자연의 기억이 잊혀진 슬픈 현실로 함축되어 있다. 또한 이 문장은 모국어를 잃고 텍사스주에서 경계인으로 사는 시인의 애환을 무의식중에 토로하는 것이기도 하다. 모국어는 의사소통의 수단을 넘는 풍성한 기억의 보고요 살아있는 느낌의 현장이기 때문이다. 이 시집은 이러한 의미를 직접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모국어에 숨겨진 충만한 기억과 생동하는 세계를 회복하려는 간절한 노력은 시편 곳곳에서 느껴진다. 그것을 읽는 일은 아름답고도 즐거운 슬픔이다

(김기택/ 시인, 경희사이버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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