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로 (labyrinth) · 길에서 길을 묻다

2010.07.10 11:11

유봉희 조회 수:1300 추천:94




라비린토스 · labyrinth · 길에서 길을 묻다



















































라비린토스 · labyrinth · ‘길에서 길을 묻다’
제주대학교 영문과 프레드릭 더스틴(F.H. Dustin) 외국인 교수가
제주 김녕글 · 만장굴(濟州 金寧窟 및 萬丈窟) 가는 입구에, 1983년부터 손수 땅을 파고, 흙을 날라서 붓고,
나무를 심어 가꾼, 정말 예쁜 미로 (라비린토스 ·
labyrinthos) 공원을 만든 겁니다. (김녕미로공원 홈페이지 → click 要!)

김녕미로공원의 디자인 구성하는 일에서 3년이 소요되었고, 영국의 유명한 미로디자인너 애드린 피셔(Adrin Fisher)의 작품.
그후 1987년부터 어린 묘목의 랠란디(Leylandii)를 심어 가꾸기 시작, 현재의 아름다운 미로를 조성하게 되었다.
미로 공원에 심어져 있는 사계절 푸른 랠란디(Leylandii)란 나무는 돌연변이 나무라서 씨가 없어서, 오직 꺽꽂이에 의해서만 번식할 수 있다 합니다.
현재 1200여 그루가 심어져 있다고 하는데, 나무 향기는 사람의 정신을 맑게 해주고 심리적 압박감을 완화시켜 준다.
자신이 평생을 모은 1억 정도되는 종자돈으로 이 공원을 만든
더스틴 교수는 공원에서 나오는 수익을 제주대학교, 김녕초등학교, 김녕중학교, 노인대학 등에

기부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라비린토스 · 미로에서 길을 묻다




이정모 (한일학교과학교사)










그리스 신화의 한 대목이다.
미노스 왕(Minos)의 아내, 파시파에(Pasiphae)
가 부정을 저질러 황소 머리의 아이를 낳았다.
아이 이름은 미노타우로스(Minotauros). 분노한 왕은 당대 최고 기술자인 다이달로스(Daedalus)에게

미노타우로스를 가둘 우리 (迷宮,迷路, labyrinth)를 만들게 했다.



왕의 명령에 따라 만들어진 우리가 바로 라비린토스(迷宮), 라비린토스는

매우 교묘하게 만들어져 들어가기는 쉽지만, 나오기는 어려운 미로(迷路)
였다.
그런데 기막히게도 미노타우로스는 어린아이만 잡아먹었다.

미노타우로스를 가두었지만 굶겨 죽일 수 없던 미노스는 제물로 바쳐진
아이들을 미로 안으로 들여보냈다.
아이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물어보나
마나 길을 잃고 말았다. 아이들은 라비린토스를 빠져나오지 못하고
공포
속에서 헤매다 우연히 마주친 미노타우로스에게 잡아먹혔다.






매년 아홉 살 난 남녀 아이 일곱 쌍을 미노타우로스에게 제물로 바친 아테네 인들의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신화가 늘 그렇듯 이때 영웅과 여인이 등장한다. 테세우스(Theseus)와 아리아드네(Ariadnē, 크레타섬의 왕 미노스와 파시파에의 딸)가 바로 그들...
아리아드네는 테세우스에게 실타래를 주었다. 테세우스는 실타레의
한쪽 끝을 입구 기둥에 단단히 동여매고
안으로 들어가 미노타우로스를 죽인 다음 아이들을
데리고 실을 따라 되돌아 나왔다.
이때부터
‘아리아드네의 실타래(Ariadne's Thread)’ 란 관용어는
‘아주 어려운 일을 해결하는 방법이나 물건’ 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된다.
하지만 이는 신화일 뿐 현실과 다르다. 아마 실이 엉키거나 날카로운 모서리에 걸려 끊어질 것이다.
실이 모자랄 가능성도 크다.



우리 인생도 그리 간단하지 않다. 테세우스가 아이들을 구출했다고 하자.

미로는 여전히 존재하고 아이들은 그 속으로 또 들어간다. 매번 영웅이 등장할 것인가?
아이들에게 실타래를 하나씩 줄 것인가?



위상 기하학(位相幾何學, 도형의 위치나 상태 등을 연구하는 기하학)에 따르면

아주 간단한 방법이 있다.
미로에 빠진 사람은 오른손이나 왼손 중 한 손만을 사용해 절대로 손을 바꾸지 말고,
벽을 만지면서 앞으로 가면 된다.

운이 없으면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반드시 출구를 발견할 수 있다.



진짜 아리아드네의 실타래는 자신의 손이다.

아무리 복잡한 미로도 간단히 줄이면, 두 직선에 불과하다.

(Maze is only the two lines.) 인내심만 있으면 미로를 빠져 나올 수 있다.







내가 가르치는 한일학교 아이들이 6주 예정으로 여행을 떠난 지 2주가 지났다. 그들은 6주 내내 걸어 다닌다.
전 세계 어디서나 걷는 것은 공짜다. 여행을
위해 걷는 연습을 무던히 했지만 지끔 쯤이면 발에 물집이 잡혔으리라.



아이들이 걷는 이유는 그들 앞에 놓인 여러 갈림길에서 자신들이 가야 할 길을
묻기 위해서다.
아이들은 미로를 걸으면서 묻는다. ‘나는 어디에서 살고 있는가?’ ‘나는 왜, 어떻게 살 것인가?’
‘나는 누구인가?’



이런 질문과 길을 걷는게 무슨 상관이냐고? 낙산사 소나무 아래에는 이런 글
이 있다.
“길에게 길을 묻다.” 이 말은 길을 아는 사람이 아니라, 길을 함께 찾는 사람에게 길을 묻는다는 뜻이다.
아이들에게 미로를 쉽게 빠져나올 방법을 알려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들이 그렇게 큰다면
나중에 누가 그들에게 길을 묻겠는가? 우리가 그들에게 해 줄 것은 지름길을 알려 주는 게 아니라
헤맬
용기와 기회를 주는 것이 아닐까? 미로를 빠져나오는 것은 아이들의 몫이다.
-了-










미노타우르를 죽이는 테세우스





미노타우르를 죽이는 테세우스







Titian(Tiziano,1485~1576) - Bacchus and Ariadne, 1520-23, Oil on canvas, London National Gallery collection.






    

아무리 복잡한 미로도 빠져나올 수 있다



















그리스 신화에 “기원전 2천년 경, 크레타 섬(Crete)에는 사람 몸뚱이에 황소의 머리를 가진 미노타우로스(Minotaur)라는 괴물이 살고 있었다.
미노스 왕(Minos)은 솜씨좋은 공인 다이달로스(Daedalus)에게 부탁하여 일단 들어가면 빠져 나올 수 없도록
교묘하게 미궁(迷宮, labyrinth)을 꾸미라고 한 후,

그 괴물을 가두었다. 그리고는 해마다 7명의 소년과 소녀를 제물로 바쳤다.
이 소식을 들은 젊은 용사들은 저마다 그 괴물을 무찌르려고 했으나
아무도
그 미궁을 빠져 나오지 못하고 꽃다운 목숨만 바치고 말았다.
마침내 그
괴물은 미노스 왕의 딸, 아리아드네(Ariadnē)의 도움을 받은 그리스의 영웅 테세우스(Theseus)에 의해 퇴치되었다.”



테세우스는 출구(出口)를 알 수 없는 미궁(迷宮)에서 어떻게 빠져 나올 수 있었을까?
테세우스는 아리아드네가 준 실뭉치의 끝을 자신의 옷자락에 묶고 실을 풀며 들어갔다가 다시 실을 따라 나왔다고 한다.
그런데, 만약 실이 끊어졌다면? 아무런 도구도 사용하지 않고 테세우스를 미궁에서 빼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



가장 간단한 방법은 벽을 오른손(또는 왼손)으로 만지면서 나가는 것이다.
절대로 벽에서 손을 떼지 않고, 한 쪽 손으로 벽을 따라 가면 반드시 출구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오른손을 벽에 대면서 A방향으로 미로에 들어간다고 하자.
만약 그림과 같이 막힌 곳으로 가게 되더라도 계속 따라가면 결국 처음 갈림길 (★ 표시가 된 곳)로 나오게 된다.
그러면 한 번 시행착오를 했으므로 B방향으로 계속 나아간다. 또다시 갈림길이 나오더라도 같은 방법으로 계속 나아가면 된다.
이렇게 계속 나아가면 막힌 통로들을 불필요하게 거치긴 하겠지만,
미로가 아무리 복잡해도 통로의 개수는 한정되어 있으므로 결국은 밖으로 나오게 된다.









    

제주 김녕미로공원














김녕미로공원은 평화로운 분위기가 감도는 숲으로 둘러싸여 있다.

한적한 오솔길을 따라 100m 정도 걸으면 미로 입구이다. 어른 키를
훌쩍
넘는 2m 이상 높이의 레일란디(Leylandii) 수천 그루가 울타리가 되어
복잡한 미로를 이루고 있다. 미로 입구에 들어서면 땅과 하늘만 보인다.
입구에서
출발해 종착지인 구름다리 전망대에 올라 종을 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20분이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 5분 만에 종을 울리는 이가
있는가 하면, 어떤 이는 1시간이 넘도록 미로 속을 헤매기도 한다.



미로가 주는 즐거움은 생각보다 크다. 지도를 차분히 검토해 남보다 일찍

길을 찾아내면 기쁨과 성취감으로 마음이 뿌듯해진다. 또한 전망대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아름다운 미로공원을 감상하면서 방황하고 있는 일행에게

힌트를 주는 여유도 부릴 수 있다. 물론, 오랫동안 미로에서 헤맨다고 해서

즐거움이 반감되는 것은 아니다.
지도 없이 육감과 기억력만으로 길을 더듬어 나가다 보면 오히려 더 큰 묘미를 느낄 수 있다.
담 너머에서 가족이나 친구의 목소리가 들리면 서로 이름을 부르며 웃음꽃을 피우게 된다.
조금 전 스쳐 지나갔던 이들과 다른 지점에서 두 번, 세 번 만나다 보면 괜한 반가움에 미소를
건넨다.
한참 걸어온 길이 막혀 돌아나가다 누군가를 만나면 선심 쓰듯 도움을 베풀 수도 있다.



김녕미로공원은 미국 출신인 프레드릭 더스틴(Fredric H. Dustin) 제주대 교수가
1980년대 중반부터 직접 묘목을 심고 통로에 화산석을 깔아 조성했다.

전체 길이는 932m, 입구에서 전망대까지 최단 거리는 190m이다.
미로 담장을 이루는 레일란디는 사계절 푸르고 향기를 맡으면 머리가 맑아지는 효과가 있다.
1년에 1m 이상 자라나 가지치기를 통해 아름다운 미로 울타리로 가꿀 수 있다고 한다.



더스틴 교수는 세계적인 미로 디자이너인 애드린 피셔(Adrian Fisher)와 함께

3년 공을 들여 김녕미로공원을 완성했다. 벽안(碧眼)의 이방인 손끝에서
탄생
했지만 김녕미로공원은 한국적인 이미지, 특히 제주와 관련된 상징물이 곳곳에 깃들어 있다.
미로를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전체적인 외곽선이 제주의 해안선과 일치한다.
방위도 일치해 김녕미로공원을 확대하면 그대로 제주도가 되는 셈이다.
레일란디 울타리의 일부는 제주를 상징하는 조랑말, 선박 등의 문양을 하고 있다.










    

제주 조천읍 선흘리, 벵뒤굴

















벵뒤굴은 동굴 총길이가 4,481m로 세계적으로 가장 복잡한 미로형 동굴에 속하는 용암동굴로,
용암류가 평평한 대지상에서 복잡한 유로를 가지며 연속적으로 흘러 형성되는 미로형 용암동굴의
생성과정을 밝힐 수 있는 중요한 학술적 가치를 가진 동굴이다.
제주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에 위치하고, 천연기념물 제490호 (2008.01.15 지정)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로”















1. Longleat 헤지 미로는 세계에서 가장 긴 미로.






2. Reignac 쉬르 앵드르 미로.(프랑스)






3. 요크 미로.






4. Ashcombe 미로. (호주) 세계에서 가장 긴 수명






5. 파인애플 가든 (하와이)미로는 4,5 킬로미터 이상의 길이로 세계 최대의 미로






6. 살모사 미로






7. 미로(Labirinto) (이탈리아)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미로로 간주.






8. 평화의 미로 (아일랜드)






9. 햄프턴 코트 미로 (영국)






10. 데이비스 '메가 (미국)













    

“현란하게 그려진 미로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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