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까지 들리네요.

2007.09.25 04:54

오연희 조회 수:414 추천:62

난 작년에 한국에 가서 분꽃과 백일홍 , 그리고 나팔꽃 씨를 가져다 뒷뜰에다 심었다. 이 기름진 미국땅은 물만 제때에 주면 아주 잘자라 지금은 모두 꽃이 한창 피였다. 물론 이 미국의 겹백일홍이 더 넉넉하고 아름답겠지만 홑 꽃닢에 가냘프긴 해도 찬 서리가 내릴때까지 변합없이 피여주는 우리 백일홍은 정말 인스턴트가 아니라서 언제나 내게 미소를 선사한다. 또 분꽃은 마치 나무처럼 자라서 아침 저녁으로 피는데 특히 일을 마치고 집에 가면 나팔꽃은 이미 오무라들어 있지만 저 분꽃은 마치 시골 아낙이 오랜만에 분 화장을 한듯이 가까이 간 내게 짖은 냄새를 풍기며 마지해줘서 난 내 얼굴을 드리밀고 미소를 지으며 언제까지나 있고 싶어진다. 난 그때마다 이 우리 입맛에 맛도록 종자를 교배 한 인스턴트 백일홍보다 본래의 모습으로 내추억에 남아있는 이 꽃들 속에서 그리움과 다정함을 담뿍 느껴서 말이다. 그리고 마음 속으로는 나도 저꽃처럼 변함없는 제모습을 오래 간직하여 다른 사람들의 추억 속에 남아 있었으면 하고 중얼거려 본다. -이상옥 선생님의 미국에서 맞이하는 추석중에서- *선생님의 따사함이 고스란히 배어나는 대목이라 옮겨왔습니다. 그 중얼거림이 이곳까지 들리네요. :) 흔적 반갑고 감사합니다. 행복한 한가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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