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5.10 07:46

생인손

조회 수 464 추천 수 4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생인손


                                     이 월란




온 몸으로 버텨온 것들이 있었다
만개되지 못한 감꽃 하나
지상의 바다로 투신하면
빛처럼 낙화하면
순간의 파열음으로 허망히 피었다 지는
감춰진 폭죽같은 개화의 날을
나마저 애써 잊고 있었는가
무곡선 기다리는 허기진 인파 속에서
까치발을 세우지 않았는가
저 철길의 끝은 어디일까
내 욕망의 끝은 어디일까
석양에 걸린 마디마디 나의 뼈집들이
더불어 일몰을 준비하면
몸 끝에서 돋아나는 푹익은 종창 하나
고름을 안고 버티고 있다
곱나들던 화농균들이 집을 지었다
세상과 가까운 곳에 터를 닦았다
수지침이라도 꽂아 저 열탕의 세상으로 터져버리면
정녕 살균의 날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농익은 부스럼들이 샅을 빠져나와
손끝에서 사라져 줄까
정녕 사라져 줄까
감염된 열 손가락 평상 위에 고이 말리고
병색 짙어가는 여생의 낯을
험애한 저 언덕 너머로
한번쯤 환하게 들어볼 날도 있을까

                            
                                              2007-07-30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37 미로아(迷路兒) 이월란 2008.05.10 391
236 시차(時差) 이월란 2008.05.10 418
235 꽃, 거리의 시인들 이월란 2008.05.10 424
» 생인손 이월란 2008.05.10 464
233 견공 시리즈 거지근성(견공시리즈 22) 이월란 2009.09.12 613
232 수필 타인의 명절 이월란 2008.05.10 1373
231 제1시집 바람서리 이월란 2008.05.09 670
230 제1시집 동굴 이월란 2008.05.09 746
229 눕고 싶을 때가 있다 이월란 2008.05.09 502
228 유리기둥 이월란 2008.05.09 485
227 제1시집 바람의 길 2 이월란 2008.05.09 694
226 그 여자 이월란 2008.05.09 414
225 꽃상여 이월란 2008.05.09 430
224 제1시집 저 환장할 것들의 하늘거림을 이월란 2008.05.09 772
223 제1시집 바람의 길 이월란 2008.05.09 705
222 제1시집 삶은 계란을 까며 이월란 2008.05.09 824
221 제1시집 빈가지 위에 배꽃처럼 이월란 2008.05.09 721
220 누전(漏電) 이월란 2008.05.09 464
219 제1시집 살아도 거기까지 이월란 2008.05.09 673
218 제1시집 파일, 전송 중 이월란 2008.05.09 825
Board Pagination Prev 1 ...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 85 Next
/ 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