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5.10 13:07

배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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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월란




아이 하나 만들고 싶다
뱃 속에 아이 하나 키우고 싶다
나 닮은 마지막 아이 하나 낳아보고 싶다
땟국물 흐르는 소맷자락 싹뚝 잘라내고
깻잎머리 빗어 넘겨 나비핀을 꽂아 주고
입 속에 가을꽃 한다발 피워 줄
씨오쟁이 한 줌 물려주고
이젠 너를 버릴 때가 되었다고
달콤한 관념에 뻗쳐 머리가 굵어진
아이의 손을 모아
가지런한 건반 위에 앉혀 두고
이제는 이가 빠진 꿈의 자를 대고
오선지를 그리면, 기어코
두억시니 날개 돋친
가슴마다 펄펄 뛰어 다니는
詩 하나 낳고 싶다

                                   2008-04-24




* 두억시니 : ꃃ〖민속〗모질고 사나운 귀신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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