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숙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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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새들 노래 소리에 장단 맞추어서~~

2005.11.02 22:52

최영숙 조회 수:603 추천:40

수풀 새에 시냇물도 졸졸 흐르네. 랄라랄 랄랄랄~~~ "
이런 동요가 있어요.
그런데 전혀 즐거운 얼굴들이 아니시네요.
연변 아주머니가 엄포를 놓으셨나
아님 계절 탓인가요.
전 선생님들 사진 뒷면에 나타난 상점들이 재미있어요.
성 부동산? 아마 대성,아님 삼성? 불야성은 아닐테고,남성
부동산? 신성, 글쎄요. 나마님도 확실히 모르실걸요...
위에 잘려 나간 글씨는 도저히 추리할 수 없고 옷가게
하나는 확실히 보이네요.
괴기집 맞은 편에는 옷가게, 그 옆은 해왕성(?) 부동산.
건대 지하철 6번 출구.
찾아갈 수 있겠네요.  
근데 몇시에 파하셨어요?
이용우씨하고 우아하게 만나는데 지장은 없으셨는지요?

"건국대 지하철 6번 출구 6시."
>서울에서는 이렇게 약속을 하지요. 여기저기서 따로 출발해도 거의 십분 안에 모두 틀림없이 만나게 됩니다. 트레픽도 없고, 살인적 강도질 같은 주차료도 없고, 드렁크 드라이브도 예방되니 지하철 만든 사람들에게 복 있으라~!
>그 출구에는, 한국 체류 한 달이 되는 김동찬 시인. 겁도 없이 회색 칼라 머리로 물 드린 모씨등 4명이 있었고 내가 합류했으며 곧이어 따끈하게 금방 한국 나온 엘에이 촌사람 모씨도 합류했습니다.
>
>이 모임은 엘에이에 본부를 두고 한국에 지부를 둔, 그러니까 산악회라는 이름의 집단인데요 그러므로 모두 기러기, 뻐꾸기 조류과라는 특징이 있지요. 아참 김동찬 시인과 제일 늦게 나온 사람은 제외하고.
>좌우지간 조류 4명과 조류를 은근히 부러워하는 참 사람 2명이 모여 갔지요.
>뭐~ 조류들은 속말로 '새 대가리'들인데 별로 갈데 있습니까. 괴기 집이지요.
>
>정말 내게는 특별한 재능이 있어요.
>쩐도 안되고 살아가는 데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으나 재능은 재능입니다.
>아무리 서울말 표티가 나게 씨부려도, 무조건 나는 연변 아줌씨는 알아봅니다.  
>엘에이 식당을 점령해 가는 도우미 연변 아줌씨들을 보며 놀라고 있지만, 거기서도 그분들 감별하는데 한번도 틀리지 않았다는 걸 홍마담이 증명해 줄 겁니다. 최선생 동네에도 그런가요?
>이번도 마찬가지.
>
>"고향 사람 만나니 반가우다. 아지매"
>"어드멘데요?"
>"내 고향은 그러니까네 이도백하입네다. 거-왜, 연길에서 송정 지나게지구~ 장백산(백두산) 입구."
>"그렇구만요. 내는 연변임다."
>아줌씨의 표정이 밝아집니다.
>웃습니다.
>머나먼 땅에서 고향 사람 만난 반가움 50점. 자신의 고향 연변 보다 내가 시골 출신이라는데 기분 좋아 30점. 젊지도 않은 게, 그렇다고 연예인도 아닌 게, 회색 머리 물 드린 희안한 예술적 인간 보게 해준 고마움 10점. 합계 90점짜리 표정.
>여기서 최선생은 묻겠지요?
>"진짜 댁 고향이 거기유? 어짠지 숭악하게 생겼드만 원래 조선족이었구만요."
>나는 대답합니다.
>"만주 벌판 말달렸던 선구자 후손은커녕 요세미티에서 말 한번 탓다가 죽을 뻔한 잉간이외다. 그거... 안타 본 잉간은 절대 타지 마시라. 오줌 지린다. 예전 백두산 등산하러 들락거릴 때 기억했던 동네가 등산 들머리 산골 마을 이도백하임다."
>"그람 고향은 워디?"
>"에~또, 내 고향은 이름도 거룩한 '맑은 모래' 청주淸州요. '맑은 술' 청주 淸酒로 동네 이름 바꾸자고 했다가 쫒겨나 미국까지 오게 되었슴다."
>무안해진 최선생은 다시 시비조로 물을 확률이 높습니다.
>"백 점이면 백 점이지 90점은 또 뭐요?"
>난 따지는 잉간이 제일 싫습니다. 그러나 대답해 줍니다. 사진을 보세요.
>"백 점 못 주는 것은 연변 아줌씨가 사진을 잘못 박았기 때문입니다. 한 친구 누깔 한쪽만 나오게 박았기 때문에 감점 10점입니다."
>
>정말이지 김치를 그렇게 무작스럽게 묵는 인간은 첨 봤습니다.
>거의 젓가락을 눞혀 한방에 접시의 김치를 집더니 한 입에 넣고 우자작 씹더군요.
>요즈음 중국산 김치에 기생충 알이 검출되었다더니, 그 알 터지라고 그렇게 씹는지 모르겠지만 참 식성 끝내 줍니다.
>그 사람 누구냐고요?  
>에이- 말못합니다. 사진 잘 보면 김치 국물 묻은 부리가 있을 낍니다.
>
>"어이 엘에이 촌사람. 내년 3월 우리 산악회 에베레스또 트레킹 갈 때 와이프도 데불고 가. 히말라야 귀경 한번 시켜주면 좋잖아."
>내가 그 친구의 와이프에게 점수 딸 발언을 했습니다.
>"그럴 생각이야. 마눌 밖에 없더라고."
>곁에 있던 선배 한 분이 후식으로 나온, 자신의 갈비탕에서 건져 놓은 고기를 노려 보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거... 제가 먹어도 됩니까?"
>정중히 묻더니 날름 먹어 치운 김동찬 시인이 말을 받습니다.  
>"요즈음은 마누라하고 여행 다니면 그렇게 편해요. 에베레스또 생각한번 해볼게요."
>또랑치고 가제잡는다더니, 야~~~~~ 이거 한방에 제수씨에게도 점수를 따 버렸군요.
>
>그런데
>맑은 하늘에도 구름이 있고 천둥 번개가 있는 법.
>"무신 씰데읍는 소리!. 마누라하고 여행가는 게 뭐가 재미있냐? 있는 재미도 모조리 죽겠다. 나중 늙어서라면 몰라도."
>누구라고 물어도 절대로 대답 몬합니다. 안합니다.
>힌트? &*^^$$@#! 입니다.
>
>내일은 이용우씨와 그의 피앙새(이분도 조류과네~) 그리고 소설가 한 분을 우아하게 만납니다. 여기서 우아하다는 표현은 괴기집이 아니라 호텔 중국집이기 때문이지요^^
>거의 틀림없이 환상적으로 거기서 나는 또 연변 아즘씨를 감별해 낼 것입니다.
>혹, 그 사진도 보고 싶으세요?
>
>사진1. 연변 아줌씨가 박은 사진. 일행 한명 왼쪽 눈만 나오게 찍은 내공. 어? 김동찬 시인도 턱이없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