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숙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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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10.01.04 10:27

불났네....

조회 수 573 추천 수 9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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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1월 2일, 중국인 친구 후생의 딸이
결혼하는 날이었습니다.
칼바람이 불던 추운 날이었지요.

애피타이저로 에그롤과 스위트 새우튀김,
그리고 메론이 나왔습니다.
저는 나무 젓가락의 종이포장을 뜯었어요.
아무 생각없이 입으로 질긴 에그롤 껍질과 싸우고 있는데,
앞에 있는 촛불의 심지가 한없이 커지고 있었어요.
아차!
젓가락의 포장지가 그곳에 슬쩍 걸쳐지면서
불이 붙었네요.
불났네... 하면서 종이를 집어들자
불은 더 활활 타오릅니다.
저는 다시 촛그릇에 그걸 올려 놓았습니다.
저는 다시 중얼거립니다. 불났네....
옆에 앉아서 열심히 먹고 있던 친구 앨리스가 아이스!하고
소리칩니다.
제가 서둘러 불위에 아이스를 던졌는데, 그만 야속하게도
슬쩍 빗겨가 버렸습니다.
이제 테이블 보로 번질 판입니다.
앨리스가 벌떡 일어나 아이스를 움켜쥐고 불위에
정확히 던졌습니다.
불길은 잡히고 우리는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열심히 에그롤을 먹고 새우튀김을 우물거렸습니다.

잠시 자리를 비웠던 남편이 돌아와 자리에 앉다가
테이블 보에 흩어져 있는 잿티를 보았습니다.
불났었어...
제가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습니다.
남편은 저를 한 번 건너다보고는 그냥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에게는 너무 익숙한 일이었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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