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별곡/정용진 시인

2015.09.13 10:34

정용진 조회 수:309

한강별곡(漢江別曲)

                                              정용진 시인

1)남한강

 

경중미인(鏡中美人)

삼단 머리 곱게 빗고

옷고름에 눈물 찍고

갈대밭을 지나며 손을 흔드네,

님 찾아가는 길은 멀고도 멀어라

여울을 지나며 노래를 부르고

새하얀 모래밭을 춤추며 걷는구나,

여성스러운 남한강 물줄기

지하 여장군 나가신다.

굽이굽이 한강 길 칠 백리

명주 비단자락

주야로 쉬지 않고 길을 재촉하네.

 

님 만나러가는 걸음걸음

어찌 저리 아름다운 가

태백산 금대봉 아늑한 가슴

검룡소에서 발원하여

애타는 마음 감출 수 없어

사랑의 물길로 솟아올라

그리운 님 만나러

사뿐사뿐 걸어가네.

 

단종(端宗)의 한()이 서린

영월 청령포를 지나는 물결소리

울음으로 변하였고

어느새 동강이 되어 굽이치는구나,

강원도 정선에 이르니

조양강 노랫가락 애닯어라.

 

아우라지 뱃사공아

배 좀 건너 주게

싸리 골 올 동박이

다 떨어진다.

떨어진 동박은

낚엽에나 싸이지

잠시잠깐 님 그리워

나는 못살겠네.‘

 

정선 아리랑을 구성지게 부르네.

평창산곡 을 지나가며

평창강이 되었구나,

단양 도담삼봉 빼어난 미모에 반하고

임진왜란에 왜적 물리치다

장렬히 순국한 신립장군의

뜨거운 애국 혼이 거룩하게 서린

탄금대를 굽이돌아

달래강으로 흐르다가

충주땜, 충주호에서에

지친다리 잠시 쉬어나가자.

 

치악산을 바라보며 원주에서는

섬강이라 이름 하네.

여주 조포나루를 건너며

신륵사(神勒寺) 종소리에 젖은 발길

마암(馬巖) 영월루(迎月樓)를 휘돌아

거울 같은 여강(驪江)이 되었구나.

예는 갑돌이 와 갑순이의 고향이라

거저 지나칠 수 없나니

사랑의 합창이나 힘껏 불러보자.

 

,갑돌이 갑순이는 한마을에 살았드래요

둘이는 서로 서로 사랑을 했드래요

그러나 둘이는 마음뿐이래요

겉으로는 음음음 모르는척 했드래요

 

그러다가 갑순이는 시집을 갔드래요

시집간 첫날밤에 한없이 울었드래요

갑순이 마음은 갑돌이뿐이래요

겉으로는 음음음 안그런 척 했드래요

 

갑돌이도 화가 나서 장가를 갔드래요

장가간 날 첫날밤에 달 보고 울었드래요

갑돌이 마음은 갑순이 뿐이래요

겉으로는 음음음 고까지것 했드래요.,

 

강천보. 여주보. 이포보에

창랑옥수(滄浪玉水)를 가득 채워

문전옥답 기름기 잘잘 흐르는

여주명산 자채쌀을

정성 다해 걷어 들여

임금님께 진상하고

이웃들에 나눠주며

풍년가를 불러보자.

살찐 은어와 금 잉어가

맑은 물살을 힘차게 가르네.

여주팔경을 굽어보며

세종 영릉(世宗 英陵)을 지날 때엔

물결도 소리 낮춰

ㄱ ㄴ ㄷ ㄹ ㅏ ㅑ ㅓ ㅕ

세계 제일의 우리나라 말씀.

한글을 읊조리네.

 

금당천. 연하천. 복하천을 아우르고

어느새 이포나루 건너서

신라 파사왕의 숨결이 서린

파사산성을 우러르네.

남한산성 지나온 경안천 보듬고

경기금강 용문산이 웅장하다.

수종사 종소리 울려오니

여기가 물 맑은 양평 양수리

두물머리라

그리던 내님 이제야 만나겠네.

임 찾아 떠나온 길

멀고도 멀었어라.

 

여주를 지나면서 여주 아리랑이나 불러보자.

 

여주 아리랑

아리 아리 아라리요 아리 아리 고개로 넘어간다 팔라당 팔라당 남갑사 댕기 곤때두 안 묻어 사주가 왔네 사주는 받아서 농속에 넣구 은근히 앉아서 근심일세 앞뜰에는 고추를 심고 뒷뜰에는 당초를 심어 고초당초 맵다더니 시집살이 보다 더 매울까 시어머니 죽기만 바랬더니 보리방아 물 붜놓니 생각나네 시아버지 죽을 때 바랬더니 왕굴자리 떠러지니 생각나네

 

아리 아리 아라리요 아리 아리 고개로 넘어간다

1982년 여주군 북내면 지내리 최간난 할머니 구술

 

2)북한강

 

암하노불(巖下老佛) 설법 듣고

명산대천 돌담을 흘러내린 맑은 물결

그 음성도 우람하여라

북한강 힘 찬 줄기 남성답구나

천하대장군 납시오

가슴속에서 뜨겁게 타오르는

사랑의 열정 참을 수 없어

금강산맥 옥밭봉에서 용출하여

인자한 어머니 젖줄을 빨고

금자동이 옥자동이로 자라

어깨에는 금강갑옷을 두르고

머리에는 석탑투구를 썻구나.

 

님 만나러 단숨에 달려오느라

전신에 흐른 땀을 화천땜

파로호에서 들이고 가세나

어느새 평화의 땜을 지나가는구나,

조선 택리지에 이르기를

대동강변의 평양. 소양강변의 춘천.

남한강변의 여주. 낙동 강변의

안동 하회마을이 강변4대 길지라더니

넓고 곱고 아름답기도 하구나

소양강 처녀가 마구 손을 흔들어대네

춘천땜. 소양댐. 의암땜. 청평땜.

수력으로 빗는 불빛도 찬란하구나

부디 이 나라 국력을 강성케 하라

마른 목을 홍천강 단물로 추기고

가평지나 남이섬에서 한판 벌려보세.

구절양장 구곡폭포 뛰어내려

어느덧 청평호에 이르렀네

물도 맑고 바람도 시원하니

외씨보선 같은 욧트나 한번 타보자꾸나.

 

3)두물머리

 

여기가 꿈에도 그리던

양평, 서종면 두물머리

남한강과 북한강이

포옹하여 하나 되니

나는 천하대장군

너는 지하여장군

이제 애틋한 연인으로 만났으니

한양성에 이르기 전에

팔당땜, 팔당호에서 축제나 한판 벌려보자

광나루 지나 서울장안 이르렀네,

기상 높은 남산이 보이는 도다

천생연분으로 만난 우리

대한의 심장 서울장안에서

일천만 선남선녀들을 들러리로 세우고

서로 맞절하며 부부되어 백년해로 해보세.

 

한강수야 깊고 맑은 물에수상선 타고서 에루야 뱃놀이 가잔다아- - 에헤야 에헤여 에헤야얼쌈마 둥게 띄어라 내사랑아잔잔한 물결에 노 젓는 저 사공만단시름 잊고서 배만 저어 가누나아- - 에헤야 에헤여 에헤야얼쌈마 둥게 띄어라 내사랑아멀리 보이는 관악산 웅장도 하구요돛단배 두 서너 에루야 한가도 하다아- - 에헤야 에헤여 에헤야얼쌈마 둥게 띄어라 내사랑아유유히 흐르는 한강물 위에땟목이 너 댓 돛 에루야 처량도 하다아- - 에헤야 에헤여 에헤야얼쌈마 둥게 띄어라 내사랑아 -’

한강수타령이 힘차게 울려나네.

 

부부의 연은 천륜이라

한얼의 무궁한 발전을 위하여

아들딸 많이 낳아

자손창성. 부귀공명

천추만세에 강성하고

세계를 제패하세.

마포나루 건너서

기름진 김포평야 지나니

왜병을 호령하던

명장 권율장군의

행주산성이로구나.

 

저기 오는 저 물결이 임진강이라

우리 서로 몸을 섞어

아리수로 하나 되어

남북통일 이룬 후에

황해로 달려가서

세계물결과 합류하여

천추만세 춤을 추자

대한민국 만세!

조국통일만세!

 

오늘도

한강의 맑은 물결 속에는

우리 조상들의 거룩한 얼과

겨레의 간절한 염원과

피 끓는 젊은이들의

뜨거운 사랑이 힘차게 흐른다.

한강은

대한민국의 위대한 혈맥

오천만 겨레의 거대한 젖줄이로다

이 나라 이민족과 더불어

온 세계를 향하여 영원무궁토록

힘차게 굽이쳐 흘러라!

*갑돌이와 갑순이 노래 발상지는 경기 여주라 알려져 여강(驪江)

연양리 유원지에 갑돌이 갑순이의 조형물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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