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경(夜警)

2003.10.31 13:32

정용진 조회 수:624 추천:156

딱 딱 딱딱
순라군의
야경 도는 소리에
밤이 깊어간다.

담 밑에 숨어
야심한 때를 기다리는
도둑의 마음같이
깊어가는 겨울밤.

어제처럼
오늘도 고단했던
너와 나는
꿈속에서
기와집을 짓고 허무는데

홰를 치며
삼경을 알리는
수탉의 울음이
밤하늘을 찢는다.

고국에서는
매미가 할퀴고 가더니
미국에서는 이사벨이
휩쓸고 지나갔다.

온 마음과 땅이 굳어
딱 딱 하다.

                   * 매미.이사벨은 태풍의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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