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포(潮浦) 나루

2009.03.18 22:35

정용진 조회 수:875 추천:284

                     정용진

지존(至尊)의 선비가
천한 뱃사공이 젓는
낡은 목선(木船)에
옥체(玉體)를 맡기고
청강(淸江)의 물살을 갈랐으리라.

인간의 정(情)이란
주고받을 수 록
소리 없는 강물처럼
저리 깊어만가는 것인데
사농공상(士農工商) 계층을
권력의 잣대로 그어놓고
가난한 백성들을
함부로 부리던 그들은
지금, 다 어디로 갔는가?

조포(潮浦)나루에서
서러운 세월 속에
소리 없이 낡아가는 목선(木船)은
사공의 노 젓는 소리가
옛 임의 숨결로 그립다.

산 노을이 붉은 이 저녁
신륵사 천년의 종소리가
여강(驪江)물결에 티 없이 번지는데
오늘도
마암(馬巖)을 굽이돌며
한양(漢陽)을 향해
도도히 흘러가는
저문 강물소리가
나그네의 가슴을 두드린다.

*潮浦는 여주 신륵사 앞 나루이름.
  (마포. 광진. 이포와 더불어 한강의 4대 나루에 하나)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64 정용진 시집 "설중매" 발문 <기영주 시인> 정용진 2009.06.13 1204
363 시인의 말 <시는 언어로 그리는 영혼의 그림> 정용진 2009.06.01 1270
362 달무리(月暈) 정용진 2009.05.31 1040
361 만장(輓章) 정용진 2009.05.29 933
360 조국찬가 정용진 2009.05.26 1162
359 Empty<Joseph Chong. 정용진의 차남> 정용진 2009.05.23 891
358 Fire<James Chong.정용진의 장남> 정용진 2009.05.23 938
357 Sedona 에서 정용진 2009.05.22 836
356 월광곡(月光曲) 정용진 2009.04.27 1030
355 백합 정용진 2009.04.09 990
354 조국(祖國) 정용진 2009.04.01 904
353 독 도 정용진 2009.03.26 931
352 새봄에 부치는 시(新春賦) 정용진 2009.03.25 982
351 사랑이 뭐 별건가 정용진 2009.03.19 1028
» 조포(潮浦) 나루 정용진 2009.03.18 875
349 산중문답(山中問答) 정용진 2009.03.02 990
348 홍매(紅梅) 정용진 2009.02.12 1004
347 설향(雪香) 정용진 2009.02.11 930
346 山中春雨 정용진 2009.02.06 942
345 戀歌.2 정용진 2009.02.04 928

회원:
2
새 글:
0
등록일:
2015.02.14

오늘:
0
어제:
2
전체:
291,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