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수필 쓰기

2016.08.17 14:32

김수영 조회 수:256

뒷마당 소나무.jpg

                                   우리집 뒷마당에 있는 소나무를 참 사랑한다/알뜰히 키운 소나무다

나의 수필 쓰기

 

     대학교 다닐 시절 영미 문학을 교수로부터 강의를 들을 주로 소설이나 희곡이나 시에 관한 강의가 대부분이었다. 당시에만 해도 나에겐 수필이란 장르가 생소하기만 했다. 피천득 교수님이 영어과 주임 교수로 계실 19세기 영국의 명수필가 찰스 램의 작품을 강의하기 시작했다. ‘엘리아 수필집 교재였다. 17편으로 되어 있는데 문장이 난해한 데가 있어서 반세기가 지난 지금 수필 내용이 기억이 나지 않지만 굴뚝 청소부 예찬 흥미롭게 읽은 기억이 난다. 속엔 어린 굴뚝 청소부에 대한 페이소스를 자아내는 연민의 정이 흘러넘치고 있었다. 유머가 있어서 작가의 삶을 들여다보게 한다.

   찰스 램은 정신병으로 그의 누나가 어머니를 죽이지만 누나를 보느라 평생 독신으로 지냈다. 이런 암울한 과거에도 모든 사람에 대한 헌신과 뜨거운 사랑이 그의 수필의 기조를 이루고 있다.

   그래서 피천득 교수님은 챨스 램을 무척 좋아하셨는지 모른다. 어린 시절 외롭게 자라온 배경이 비슷해 카타르시스를 느낀다고 하셨다. 그래서인지 찰즈 이란 수필을 쓰기도 하셨다. 때부터 나는 수필에 대한 관심을 두기 시작했지만 내가 수필가가 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대학 졸업 동생은 미국 컬럼비아 대학에 유학을 가고 작은 오빠도 뉴욕대학교 대학원에 유학을 갔다. 나도 가야겠다고 마음먹고 모든 준비가 끝났을 폐결핵이란 진단을 받고 인천적십자 결핵 요양소에 입원했을 하늘이 무너지듯 억장이 무너지는 슬픔을 겪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때부터 수필가가 되는 발판이 만들어졌다고 생각된다. 송도 앞바다가 어찌나 아름답고 정원의 꽃들이 예쁜지 처음으로 자연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깊은 사색에 잠기곤 하였다. 그동안 공부만 하느라 한가하게 자연을 음미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삶이 무엇인가 깊이 생각하면서 수필가가 되기 위한 육안과 심안과 영안의 눈이 뜨기 시작했다.

   인생의 굴곡을 대하드라마처럼 겪었던 70평생. 2009 나이 70세가 되던 고희를 맞이하면서 수필을 써야겠다는 열정이 땅속 깊이 터져 나오는 유전(油田)을 발견한 것 처럼 분수처럼 솟구치기 시작했다. 그래서 미주 문학에 등단을 하기 위해 수필 소나무 찬가로 응모해서 당선되었다. 그때 심사위원의 심사평이 매우 감동적이어서 용기를 얻고 수필가로 발돋움하기에 이르렀다.

 

심사평

 

                                              보여주는 글이 있고 말해주는 글이 있다.  신나고 슬프고 좋아하고

 

                           기뻐하고….., 말하기는 쉬우나 보여 주기는 어렵다.

 

      김수영 씨의 소나무 찬가 소녀 좋아하게 크나큰 소나무를

 

 보여주고 있고,  나이  들어 정원과 정원에 심은 소나무를

 

                                                          기뻐하고 있다. 그리고 죽어 낙랑 장송이 되려는 성삼문의 절개와

 

                                    소나무 사랑이 수목장으로 이어지기를 갈망한다는 내용으로 저자의

 

                                                           솜씨를 돋보이게 한다.

 

 

 

 

 

                                                                                                  -- 심사위원: 최금산. 강치범

 

 

 

심사 위원의 심사평이 오늘의 나를 만들어 내었다.

 

    나의 수필 쓰기는 가슴 폐부 깊숙이 용솟음치는 삶의 희로애락을 퍼내지 않고는 견딜 없는 갈망이 수필을 쓰게 만든다. 평탄하고 근심 걱정이 없이 부유하게 사는 사람이라면 심금을 에이는 수필이 나올 있을까. 수만 있다면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니겠지만 한평생을 살면서 쓴맛 단맛을 맛본 나이가 다음 노년에 수필을 쓴다면 성숙하고 세련되고 깊이가 있고 멋이 있지 않을까. 내가 나이가 들었다고 나를 결코 두둔하는 것은 아니다. 젊은 사람도 얼마든지 좋은 수필을 있다고 본다. 반숙자 수필가처럼 시각장애인이  아니었다면 그렇게 구구절절 심금을 울리는 글을   있을까.

   소련의 대문호 톨스토이도 밤을 새우며 눈물을 흘리며 빵을 먹어보지 않는 사람은 인생의 참맛을 모른다고.’ 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고난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고난은 그림자처럼 나를 따라다니고 있지만 나와는 분리되지 못하는 친구로 삼고 즐기면서 긍정적으로 살아갈 어느새 도망가 버리고 마는 것이다. 삶과 주위 모든 사람의 삶을 적나라하게 진솔하게 뼈다귀에 감미로운 아름다운 살을 부치고 근육을 튼튼하게 만들어 마음과 육체가 아름다운 수필을 쓰고 싶다. 군덕지가 없고 적소에 알맞게 살이 붙은 근육질의 단단한 남성적인 면과 아름다운 유연한 곡선미가 있는 여성적인 면을 갖춘 수필을 쓰고싶다.

   아직도 길은 멀다. 수필가로 등단한 지가 10년도 되었기 때문이다. 아직은 원석(原石) 같은 나의 수필이지만 아름다운 보석(寶石) 되기 위해 부지런히 갈고 닦는 연금술사가 되기 원한다.  

앞마당 소나무.jpg

                     우리집 앞마당에 있는 소나무 피톤치드를 많이 발산한다. 매일 바라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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