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곡된 국민의 명령

2020.09.28 19:08

이인철 조회 수:3

3. 왜곡된 국민의 명령

    이인철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던 지난  21대국회의원 선거 당시, 민주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매일 종로거리에서 확성기를 들고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경제를 파탄내고 국민의 뜻과는 달리 일방적으로 밀어부치는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라는 국민의 뜻을 받들기 위해 종로에 출마를 결심했다며 연일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자고 외쳐댔다. 민주당은 압도적 승리를 명분으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지도부는 상임위원장직 모두를 민주당이 차지하는 것은 국민의 명령이라며 연일 야당을 압박했다. 그러나 정작 선거를 둘러싼 국민들의 표심을 보면 국민의 뜻과 국민의 명령과는 거리가 먼 말임을 알 수 있었다. 경제를 파탄내 국민들이 더이상 살기가 힘들다던 통합당의 주장과는 달리 선거 결과는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상임위원장 자리 모두를 차지한 민주당은 오히려 국민들의 불안감을 사고 있다. 국민들이 협치보다는 일당 독재로 치우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더구나 민주당 상당수 지지자들마저 계파정치로 몰락한 열린우리당의 전철을 밟지않을까 우려 목소리가 더 크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의 압승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1-2위간 표차가 그리 크지 않은 접전인데다 대부분 야댱의 득표율이 40%를 넘어서면서 오히려 보수층의 표심은 더욱 결집돼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앞으로 여당 하기에 따라 표심은 언제든 변할수 있다는 얘기다.

 요즘 틈만 나면 정치인들이 즐겨 쓰는 말은 "국민의 뜻이다, 국민의 명령이다."이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 보면 오직 자기당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국민을 볼모로 잡는 것에 불과하다는 느낌을 지을 수 없다. 정치인들의 아같은 말잔치는 이제 상당수 국민들이 기억조차 하기 싫어하는 것은 물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린다는 사실이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 정치인들의 막말 역사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김대중 대통령 당시 한나라당 김홍신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을 향해 "옛말에 염라대왕이 거짖말을 많이한 사람의 입을 봉한다고 했는데, 공업용 미싱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해 집권당의 심한 항의를 받았다.

 노무현 대통령 당시에는 한나라당 의윈 상당수가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는 연극을 연출해 여야간 상당기간 냉각기를 가졌다. 박근혜 대통령 당시에는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변인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태어나지 않아야할 사람을 뜻하는 귀태라는 말로 구설수에 올랐고, 이어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 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해 격한 항의를 받았다.

 이같은 막말은 지지층 결집이라는 정략적인 측면에서 어느정도 성괴를 얻겠지만 결국 분노와 갈등이라는 사회의 양극화 현상을 더욱 심화시키는 게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더욱 심각한 현상은 정치 냉소주의로 이어지면서 고스란히 피해는 국민의 몫으로 돌아간다는 점이다. 왜곡된 국민의 뜻과 국민의 명령. 정치선진화를 위해서는 특권의식을 고집하는 이들 국회의원들이 하루 빨리 국회를 떠나 주는 것이 진정한 국민의 뜻과 국민의 명령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2020.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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