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낙엽 / 곽영기

2011.11.21 09:37

김영교 조회 수:133 추천:22

젖은 낙엽
"그러므로 우리가 낙심하지 아니하노니 우리의 겉사람은 낡아지나 우리의 속사람은 날로 새로와지도다 (고후: 4장 16절)"

10월 초에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하루종일 내렸습니다.  비가 온후에는  많은 낙엽이 쌓이고 그 낙엽들을 치우는 우리의 손길도 바빠지게 마련입니다.  낙엽을 쓸다보면 땅의 물기 때문에 바닥에 딱 붙어서 떨어지지 않는 낙엽들을 보게 됩니다.  이런 낙엽들은 일일이 들추어서 떼어내야하기 때문에 우리를 어지간히 힘들게 합니다.

일본어로 "누레오치바 (젖은낙엽)라는 말이 있습니다.  쓸어도 쓸리지 않는다는 젖은 낙엽의 모습에서 바짝 엎드려 살아가는 일본의 은퇴한 남성들을 일컷는 말입니다.   일본에는 또 "덩치큰 괴물"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고장난 냉장고나 부서진 안락의자에 빗대어서 쓰레기 통에 버리기는 너무 큰 물건을 뜻하는데 역시 고령화 되어가는 남편들을 향해 불편해하는 마음을 나타냅니다.

오늘날 의료개선과 기술문명의 발달로 기대수명은 늘어났고 출산율은 낮아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노인의 인구 비율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흔히 65세 이상을 노인이라고 하지만 "당당하게 늙고 싶다"라는 책을 쓴  소노 아야코는 노화를 측정하는 기준이 있다고 말합니다.  "해주지 않는다 지수" 입니다.  '누가 무엇을 해주지 않는다'는 불평이 입에 오르기 시작했다면 노화가 시작됐다는 증거라는 것입니다.  나이가 아무리 젊어도 타인에 대한 배려를 잊고 있다면 노인이라고 강조합니다.  적게 기대하고 많이 베푸는게 나이 듦의 지혜라는 것입니다.

이제 과거를 회상해보면 우리가 가장 젊었을때는 받는 것보다도 주는 것이 가장 많았던 때라고 생각 됩니다.  사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으로부터 너무도 많은 은혜를 받은 사람들입니다.   나이가 들었다는 것은 더 많은 은혜를 받아서 그 쌓인 은혜로서 줄것이 너무나 많은 사람들입니다.  "겉사람은 낡아지나 속 사람은 날로 새로와 진다"는 것은 줄것이 많은 우리들이 점점 더 젊어 질수 있다는 의미인 것 같기도 합니다.

지난 9월달에는 한국을 다녀왔습니다.  서울에서 지내는 1주일의 시간은 얼핏 2주이상 지난 것 같이 느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흐른다고 느낀다는데 왜 시간이 늘어 난 것처럼 느낄까요?  나이가 들면 생리적 시계들이 대부분 느려지기 때문에 세상의 속도가 빨라지는 것처럼 보일 수가 있습니다.  행동이 느려 지면서 시간이 빨리 흐르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의미입니다.  예를들어 A 라는 곳에서 B라는 곳으로 걸어가는데 젊었을때는 1분이 걸렸고,  현재 나이들어서 2분이 걸린다면 같은 거리를 움직였지만 하루의 시간은 정해져 있기 때문에 남아 있는 시간을 고려한다면 시간은 빠르게 지난간 셈이 되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시간을 길게 늘이고 싶다면 새로운 가치있는 것으로 하루하루를  채워나가야 합니다.  서울에서의 1주일이 길게 느껴졌던것은 꽉찬 하루하루 생활을 보냈기 때문입니다.  권태는 우리의 시간을 훔쳐가는 존재입니다.  권태라는 것은 할일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매달리는 일의 가치에 회의가 든다는 의미 입니다.  바쁘게 움직이지만 내면 깊은 곳에서는 그래서 무엇이 달라질지 의문이 든다는 것입니다.  내가 하는  일에 가치를 부여해야 합니다. 그 가치는 바로 눈 앞에는 잘 안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주시는 꿈과 비죤 속에서 먼 곳을 바라볼때 우리는 그 가치를 발견할 수가 있습니다.  그 속에서 열정적인 하루하루를 보낼때 우리는 시간이 늘어 난것을 느낄수 있습니다.

노벨문학상을 받았던 유명한 영국의 극작가 George Bernard Shaw  무덤의 비석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습니다.  "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 어영부영 하다가 내가 이렇게 될줄 알았지)"

우리는 과연 어떤 삶을 추구 하여야 할까요?  "젖은 낙엽"처럼 바짝 바닥에 엎드려 쓸려가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사시겠습니까?  어영부영 하며 시간은 다 지나가고 비석에 "내가 이렇게 될지는 알고 있었지"하는 글을 남기겠습니까?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성령의 활력과 능력 때문에 겉 모습은 쇠하지만 자신이 점점 더 젊어지는 것을 느끼면서, 남은 삶 동안 받는 것보다 더 많이 줄수 있는 삶을 살지 않으시겠습니까?  하나님 뜻에 따른 그 가치를 추구하므로서 권태로운 삶에서 벗어나 하나님 나라의 꿈과 비죤을 바라보며 날마다 새로워지는 젊은 삶을 원하지 않으시겠습니까?  시간은 빨리 흐르는 것도 늦게 흐르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이제 남은 생애에 어떤 시간을 가질지는 전적으로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으며 그 선택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선택이 될 수 있기를 기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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