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최고의 선물

2006.12.26 01:42

노기제 조회 수:512 추천:123

이건 포장되지 않았다
마음 깊은데서 퍼 올린 한 조각 사랑이다
오랫동안 생각한 정성이 있다
허투로 마구 내어주는
그런 선물이 아니다

내일은 크리스마스 이브니까
제가 전화드릴께요

가슴이 마구 뛴다
내일을 기다리는 동안
이세상 모든 것
다 차지한 듯한 충족감

어느 시각에 이 근사한 선물이
배달 되려나
하루종일 기다림이 행복이다

설레임 때문에
수영장에 빼꼼히 얼굴 내민
초생달이 더 요염해 보인다

손안에 꼬옥 잡은 전화기
이불속에 함께 들어간다
혹여
벨소리 못 들을가
다시 벼개맡에 놓는다

어느덧 자정
크리스마스 이브는 떠나고
크리스마스 날인데.......
너무 재밋는 시간들 지내느라
잊었을가?
하얗게 지샌밤 그래도 행복함은
배달사고가 있으려니
이미 그 선물을 받은 듯
고마움 뿐이다
내년 돌아오는 크리스마스 이브까지도
설레임으로 기다릴꺼다
122606

전화해줄 자손이라도 있는 분들은 그래도 행복하다
혈연이 아니면 어떤가
내 주위에 이런 전화 한 통 기다리는 분
어딘가 계시다면 뭘 망서리나.
단 일분의 대화라도
세상을 얻은 듯 행복이 될 것을

12월  25일, 새벽 1시 30분, 아침 11시 15분
두차례 메세지가 남겨져 있었다.
내 평생 받아 본 선물 중 가장 가슴에 남는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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