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꾼다, 겨울 들판에서

2010.08.10 05:15

김희주 조회 수:51

       꿈꾼다, 겨울 들판에서
                           김 희 주

       저 멀리
       빅베어 산등성이엔
       은총의 손
       하얗게 덮여 있고

       가끔은
       매서운 칼바람에
       돌배 꽃잎이 흩날린다

       벌거벗은
       감나무 가지에
       걸린 입춘이
       턱걸이 하느라
       끙끙대는 소리

       깜깜한 땅 속에선
       하이얀 혈맥이 헐떡이며
       땅의 심장을 건드린다

       실눈 뜨고 고개 내민
       야들야들한 쑥의 몸짓,
       언젠가는 아득한 동굴 속에서
       매운 마늘을 만나 동침하고
       또 다른 여자로 태어나고 싶은 꿈

       들썩인다
       땅과 몸과 꿈이
       아직도 들판은 하얀 겨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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