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2009.11.24 14:14

박정순 조회 수:59

밤의 갈피에서 꺼낸 조각 난 파편들이 너울거리며 춤을 추었다는 그날 풀잎처럼 쓰러졌던 들꽃들 섬진강 물 위에 떠내려 갔었지 저 높은 깃발 펄럭이며 숨 몰아 쉬며 탄 말굽소리 길섶의 풀을 피할 수도 없었다는데 그날 그자리에서 말을 탔던 용감한 기사는 침묵의 벙어리가 되었다 덤불 같은 기억으로 꽁꽁 언 가슴엔 녹이 슬었고 절망의 헛 팔매질을 할때마다 뚝 뚝 떨어지는 핏방울 세월은 바람을 타고 길섶의 풀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데 젊은 날의 비애를 위로 받지 못한 그는 청춘 내려 놓고 바다로 울면서 흘러갔다 강물과 바닷물 섞이듯이 가슴과 가슴으로 서로의 상처 보듬어가면 희망의 꽃도 피고 열매 맺을텐데 울면서 울면서 바다에 잠겨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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